안성 3천400명 주민 천혜의 자연계곡 매립하지 말라 반발

서운면 인처골 마을주민 A씨가 고속도로 개설에 따른 자연계곡지 훼손 현장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박석원 기자
서운면 인처골 마을주민 A씨가 고속도로 개설에 따른 자연계곡지 훼손 현장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박석원 기자

안성시 서운면 3천400여 명의 주민들이 자연계곡을 훼손하는 안성~세종간 고속도로 공사를 즉각 교량화로 추진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7일 한국도로공사와 주민들에 따르면 국토부와 공사는 경부와 중부고속도로의 교통량 분산을 통한 수도권 교통 혼잡을 완화하는 서울~세종간 고속도로 사업을 현재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경기도 구리시~안성시~세종특별시를 잇는 128.5㎞로 사업비만 약 9조 6천억 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안성구간인 인처골로 관통하는 고속도로가 천혜의 자연계곡이 매립되는 설계로 반영되자 주민들이 자연환경 파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주민들은 고속도로 공법 자체가 수려한 자연의 이치에 맞지 않고 파괴된 자연은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즉각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에 있다.

이러한 주민들의 주장은 지난 2019년 4월 3차에 걸친 주민설명회에서 도로공사 측에 자연 친화적인 고속도로 건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도로공사 측은 공사비 증액 등을 이유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받아 들여주지 않고 설계 확정 후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 고속도로 설계 현황을 살펴보니 서운면 방아동 등 3곳 구간이 자연계곡에 교각이 아닌 PC박스로 통로와 수로박스로 되어있다.

문제는 자연계곡 전체를 매립해 사람이 다니는 통로 길이를 99m~151m, 계곡수 수로는 72m~214m로 각각 PC박스로 설치한다는 것에 있다.

결국,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천혜의 자연계곡을 훼손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고속도로 개설 설계에 3천400여 명의 주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주민 A씨는 “자연이 주는 고귀한 선물은 인간을 아름다운 세상에 있게 한 것이다. 사람과 어우러지는 천혜의 자연을 파괴하는 정부와 도로공사 측의 행위는 국민 행복권을 말살하는 것이다.”라고 분개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 측은 “경관이 수려한 것은 현장 방문을 통해 알고 있다. 하지만, 15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 사실상 교량화 변경은 불가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안성=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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