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
어린 시절 잠에서 깨어 마당에 나서면
동쪽 하늘에 뜬 큰 별 하나 내 가슴에 속살거렸다
총총히 박힌 뭇별 사라지고
캄캄한 세상 밝히던 그 별을 향하여
소원 빌었다
어두운 골목길 가난한 사람들의 창을 비추는
따뜻한 별이 되고 싶었다
강물은 시간의 충격을 견디며 흐르고 흘러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아득히 먼 곳에 있고
작은 가슴에서 무지갯빛 꿈은 희미해져 갔다
산다는 것은
기쁨과 슬픔이 함께 굴러가는 수레
대지 위에 솟아나는 초록빛 새싹
소나기 그친 뒤 쏟아지던 눈부신 햇살
소리 없이 익어가던 꿈과 사랑
이대로 돌아서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세상인 것을
그래, 밤하늘에 홀연히 빛나는 저 샛별처럼
묵묵히 나의 길을 걸어간다.
이희강
충남 부여 출생, 2018년 <문예비전>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마을> <셋> 동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