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에는듯한 추위가 가고 어느덧 봄이 찾아왔다. 심한 일교차로 저마다 다른 두께의 옷을 입은 모습, 해가 떠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밤이 짧아지는 모양새 등에서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올해는 마스크를 썼음에도 느껴지는 포근한 봄 공기에 봄이 왔음을 느낀다. KF-94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봄 기운이 여러 사회적·경제적 어려움에 닿아있는 우리 각자의 마음에도 닿았으면 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변화는 사회 모든 영역에서 나타났다.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빠르게 위축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1월 서비스업생산은 2%p 감소했고,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98만2천명이 줄었다. 1월 실업률은 전년 동월대비 1.6%p 상승한 5.7%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7%가 코로나19로 권고사직, 희망퇴직을 직간접으로 경험한 적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직간접적 피해가 취약계층에게 집중돼 소득과 자산, 고용 불평등이 심화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는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과 위기가정을 위해 정부의 보조자로서 재난안전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위기가정 긴급지원은 생계지원·주거지원·의료지원·교육지원·기타지원으로 나뉘어 필요한 비용 및 물품을 지원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 등 갑작스런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는 가정을 평균 월1회 솔루션위원회를 통해 선정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한다. 2020년에만 158가구 381명을 대상으로 2.5억원을 지원했다. 단발성·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도 제공한다. 위기상황이 이어지면 추가 지원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하면 적십자 봉사원 결연을 통해 지원한다.
9일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등이 정부 정책 평가 좌담회를 열고 코로나19 발생후 지난 1년간의 코로나19 정부 정책 문제점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중론은 부채 증가 속도를 문제 삼지 말고 보편적인 복지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로 의료공백 문제, 공공병원 부족문제, 사회적 돌봄 공백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 정책이 변화하고, 적십자사는 정부 정책의 대상에서 빠진 가정을 발굴해 지원함이 이상적이다.
봄은 생명이 소생하는 희망의 계절이다. 봄이라는 계절이 가져오는 훈풍이 지역사회 가장 춥고 어둠이 내린 곳 구석구석을 찾아 불 수 있기를 바란다. 적십자사는 지난 1년과 같이 앞으로도 관계 기관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봄 바람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김창남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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