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말 정부는 강북의 낙후함과 인구 밀집 개선을 위해 강남개발에 착수했다.
강남에 도로를 뚫고 아파트도 지었다. 서울 인구의 분산을 위한 것이었지만 초기부터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처음엔 공무원들조차 강북살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사대문 안에 청와대와 중앙청, 대기업들이 몰려 있고 명문 학교들도 모여 있으니 시멘트로 건설된 새로운 동네는 별반 매력이 없었던 탓이다.
당시 정부는 대기업 강남 사옥 건립과 학교 이전을 유도했다. 현대와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강남에 줄줄이 사옥을 짓기 시작했고 경기고와 서울고, 휘문고 등 명문고들이 강남으로 이사를 내려왔다. 강남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직주근접(職住近接)’이라는 도시계획 용어가 있다. 직장과 주거가 가까워야 이상적인 도시라는 뜻이다. 여기에 최근에 와서는 학교까지 가깝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이다. 직주학근접(職住學近接)이다. 광주시가 시 승격 20주년을 맞았다. 시 전체 면적의 99.3%가 ‘팔당호상수원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책지역’ 1권역에 묶여 있어 거대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그럼 광주시는 어떤 도시가 돼야 할까? 시장으로선 늘 고민이다. 시 승격 20주년을 맞은 광주시의 미래 도시개발 가이드라인을 직주학근접(職住學近接)으로 생각하고 있다. 좋은 직장을 만들어 인재들이 모여들고 그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최적의 주거와 교육환경이 조성된다면 자연스럽게 도시경쟁력은 개선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시는 역세권과 도시개발사업 지구 등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 성격에 맞는 ‘경제’, ‘창업’, ‘ICT 산업’ 등의 여건을 갖춘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심 요지에 미래성장 동력사업을 유치하고 그곳에 모일 인재들을 위해 주거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올해는 광주역세권 1단계 도시개발사업, 곤지암 역세권 1단계 도시개발사업, 송정지구 도시개발사업이 개발 완료될 예정이다. 오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광주역세권 2단계 도시개발사업과 곤지암 역세권 2단계 도시개발 사업이 용역에 들어갔다. 도시개발사업과 별개로 주택건설도 확대돼 현재 6천488가구가 공사 중이며 미착공 2천702가구를 포함하면 총 9천190가구 공급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개발 사업은 ‘좋은 직장, 그 직장과 가까운 주거’를 핵심 테마로 한다. 직장과 주거, 그리고 교육환경에서 최적의 도시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 광주시는 이 같은 미래 도시개발 가이드라인에 따라 다양한 교육환경 개선을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9년 교육부 평생학습도시에 지정됐고 올해에는 시민의 평생학습 접근성을 강화하고 평생학습 문화를 확산하고자 9개 읍ㆍ면ㆍ동과 남종면 검천분교를 평생학습센터로 지정했다. 무상교육과 무상교복지원 사업, 교육환경 개선, 혁신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기도 하다. 올 3월에는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광주송정초교와 신현초교를 개교했다. 2023년에는 능평초에 지하수영장과 주차장이 있는 지하 4층 규모의 복합화 시설도 완공할 예정이다.
청소년 활동 공간 확충을 위해 권역별 ‘청소년 문화의 집’도 건립한다. 내년 6월에는 ‘퇴촌 청소년 문화의 집’(퇴촌ㆍ남종 권역)이 완공된다. 2023년에는 신현 문화체육복합센터(오포권역), 2024년에는 구청사 부지(경안ㆍ송정ㆍ남한산성권역) 문화의 집을 준공하며 초월, 곤지암ㆍ도척 권역에도 순차적으로 건립한다.
시 승격 전 11만여명이던 광주시 인구는 지난해 말 40만여명으로 늘었다. 인구의 증가는 도시 행복의 척도가 될 수 없다. 즐겁게 일하고 편하게 주거하고 행복하게 배울 수 있는 환경조성, 이것이 미래 광주를 그리는 직주학근접(職住學近接) 원칙이다.
신동헌 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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