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베트남의 ‘2030 인공지능 정책’

베트남에서 지내다 보면 ‘2030’의 이름이 들어간 정책 혹은 정부 사업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베트남 공산당 창립 100주년이 2030년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베트남 지도부는 2019년부터 준비해온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인공지능 R&D 및 응용 국가전략’과 실현 가능한 마스터 플랜을 발표했다.

응웬쑤언푹 총리는 2030년을 목표로 향후 9년간 자체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이 연구와 응용기술을 교육, 제조, 기술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아세안의 상위 4개 국가에 포함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기업들 역시 베트남의 변화에 맞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기업은 하노이 과학기술대학교와 공동 인공지능 센터를 설립했고, 한국의 통신사 그룹인 한 기업은 베트남 국영방송인 VTV와 인공지능 기술 및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국기업의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다. 또한 한 교육기업은 인공지능 학습과 메타인지학습을 접목해 영어와 태블릿PC를 기반으로 한 교육사업을 베트남 내에서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노이시는 아직 베트남의 인공지능 기술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지만 해외기업 및 자국기업의 활성화를 통해 베트남의 정부기관 및 민간기업의 변화를 가속화 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하노이국립대학교는 한국 IT 기업 과 50년 경험을 가진 그룹과 인공지능을 접목한 교육시스템 개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노이 국립 경제대학 교수진들은 지속적인 정부의 지원과 해외기업들의 협업이 가능하다면, 교육 및 공공 서비스 부분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베트남 내 교육시장이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기업들에 한국은 아직 코로나의 영향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베트남은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과거 한국기업들의 베트남 시장진출의 실패사례들을 보면, 대부분 현지화의 실패 혹은 적합한 현지 파트너를 찾지 못한 것을 대표적인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러 국가의 백신 여권 활용이 3~4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새로운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고동현 하노이 국립대 외국인 교수/동아시아연구소 수석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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