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곳곳에 피어난 꽃망울과 따뜻한 날씨는 시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 탓에 꽃구경은 내년으로 기약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외활동보다는 소위 ‘집콕’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주택화재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 실내 화재 사망사고 중 가장 위험이 큰 게 주택 내 발생하는 화재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화재는 전체 화재 8천920건 중 25% 수준인 2천259건으로 집계됐다. 주택화재에 따른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36%(41명)에 달할 정도로 위험성이 크다.
이에 선진국은 예방 정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77년 주택화재예방 기준을 마련, 2004년까지 96%의 화재경보기를 보급했다. 그 결과 32년 동안 화재 사망자가 56% 감소했다. 2004년 주택화재예방 기준을 마련한 일본은 2015년 81% 화재경보기를 보급한 결과 6년 동안 화재 사망자가 12.4% 줄어들었다.
이처럼 주택화재예방 기준마련은 확실한 피해감소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 2월부터 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2012년 2월 이후 지어진 주택에 대해 건물주는 해당 시설을 꼭 설치해야 한다. 2012년 2월 이전에 완공된 건물은 5년 유예 기간에 따라 2017년 2월부터 해당 사안이 적용됐다.
법령 개정 후 주택용 소방시설을 활용, 초기진화에 성공한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성남시 분당구 지역 한 빌라에서 거주자가 기름을 부어 놓은 냄비를 가열한 상태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했다.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경보음을 내자 거주자는 주변 소화기를 이용, 불을 껐다. 단독경보형 감지기, 소화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톡톡히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율은 2019년보다 6%p 오른 62%로, 화재 사망자는 10%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택용 소방시설은 ‘우리 집 소방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가까운 대형마트나 인터넷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데다 별도 공사 없이 드라이버만을 이용,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소화기는 세대별, 층별로 1개 이상을,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구획된 실의 천장에 각각 설치하면 된다.
코로나 시대, 우리의 입과 코를 가려주는 마스크는 자신과 다른 시민들 생명을 지켜주는 필수품이 됐다. 주택용 소방시설도 마찬가지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화재는 우리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한다. 이제부터라도 주택화재를 막는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에 관심을 둬야 한다. 마스크 착용이 우리 생활에서 의무화된 것처럼 말이다. 주택용 소방시설,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나세권 분당소방서 소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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