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일반구 신설 추진 봉담 주민들 반발…현수막 수백개 게시

▲ 22일 화성시 봉담읍 일대에 봉담 주민들이 게시한 현수막에 화성시의 '일반 구(區) 설치 계획'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채태병기자
▲ 22일 화성시 봉담읍 일대에 봉담 주민들이 게시한 현수막에 화성시의 '일반 구(區) 설치 계획'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채태병기자

화성시가 일반구(區) 신설을 추진하면서 봉담읍을 서남부권이 아닌 중부권에 포함하는 계획을 세우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지역 곳곳에 시의 일반구 설치계획안을 비판하는 문구를 적은 현수막 240여개를 일제히 걸고 반대를 위해 서명을 받고 있다.

22일 화성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9년 3월 행정안전부에 일반구 설치승인을 신청, 2년여만인 지난달 행안부로부터 일반구 설치계획안과 주민설문조사 결과 등을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시는 이에 일반구를 설치할 경우 구별로 인구가 20만명 이상이 돼야 한다는 ‘행정구역 조정업무 처리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계획안을 마련했다.

계획안은 ▲갑구(남양읍ㆍ향남읍 등 서남부권 12개 읍ㆍ면ㆍ동 23만200여명) ▲을구(동탄1~8동 37만700여명) ▲병구(봉담읍ㆍ병점ㆍ진안동 등 중부권 8개 읍ㆍ면ㆍ동 25만9천900여명) 등이다.

시는 계획안을 지난 13일부터 각 읍ㆍ면ㆍ동 이장단에게 공개한 뒤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시의 일반구 설치계획을 확인한 봉담읍 주민들은 봉담읍의 경우 과거부터 주요 생활권을 서남부권과 공유해왔다며 시의 계획이 봉담읍에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무시한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봉담읍 이장단은 계획안 내용에 반발하며 설문조사 결과를 시에 제출하지 않는 등 보이콧하고 있다.

▲ 22일 화성시 봉담읍 일대에 봉담 주민들이 게시한 현수막에 화성시의 '일반 구(區) 설치 계획'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채태병기자
▲ 22일 화성시 봉담읍 일대에 봉담 주민들이 게시한 현수막에 화성시의 '일반 구(區) 설치 계획'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채태병기자

봉담주민자치회와 봉담읍새마을부녀회, 봉담민간기동순찰대 등 지역의 16개 시민사회단체는 ‘봉담을 봉으로 보지 마라! 구청 확정은 읍민의 뜻을 받들어 결정하라’, ‘서철모 화성시장은 각성하라! 봉담이 흑싸리 껍데기냐”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240여개를 게시했다.

이와 함께 계획안 수정 요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주민들로부터 서명받고 있다.

김용석 봉담읍이장단협의회장은 “화성에 일반구 설치는 찬성하지만 봉담읍 주민들의 정체성을 짓밟는 행정구역 조정에는 반대한다”며 “예로부터 병점권과 봉담권 등은 학군과 교통 등 생활권 자체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협의, 의견차이를 좁힐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며 “봉담이 서남부권으로 조정되면 중부권 인구가 20만명 이하가 되는데, 이럴 경우에도 법적으로 일반구 설치가 가능한지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화성=박수철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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