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화성호에서 화성국제공항을 꿈꾸다

가수 이선희가 ‘아! 옛날이여’를 열창했듯 지난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어쩔 수 없나 보다. 더구나 그 추억이 번영과 풍요의 시기였다면 더욱 그리울 수밖에 없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화성시 우정읍, 장안면에 걸친 우리 고향 ‘삼괴지역’은 서해 먼바다까지 나가 고기를 잡고 돌아온 어선들이 정박하는 번화한 마을이었다. 화성호 방조제 건설 이전의 선창포구 길목은 인산인해를 이뤘고, 조암 상권은 우스갯소리로 ‘똥개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 할 정도로 거래가 활발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30여년 전부터 방조제가 막히고 드넓은 갯벌이 간척지가 되며 더 이상 어선이 드나들 수 없게 됐다. 상권은 쇠퇴했고 유동인구는 줄어 예전의 명성은 빛이 바랬다. 아직 선창포구의 명성을 기억하는 단골손님들이 간혹 찾아오지만, 대개 인적 드문 시장에서 낡은 간판을 내건 가게들은 세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어두워진 상인의 얼굴에선 더는 옛 번영의 흔적을 찾기 어려워졌다. “아! 옛날이여”하고 말기엔 너무나 서글픈 현실이다.

언제까지 뒤처진 현실에 안주하며 지난 세월만 그리워할 순 없다. 이젠 우리 지역도 목소리를 모아 미래지향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 화성 방조제에 갇힌 간척지를 지역경제와 연계ㆍ개발함으로써 왕성했던 옛 상권을 삼괴지역에 되돌려줘야 한다. 다른 지자체에선 서로 유치하길 바라는 국제공항이 화옹지구에 들어선다면 이보다 더 좋은 해법은 없을 것이다.

4차 산업시대의 핵심은 반도체이며 반도체는 대부분 항공으로 수송된다. 경기남부에는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이 밀집해 있어 항공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 평택시가 주한미군부대 이전으로 경제 중심지가 되어가듯, 화옹지구 주변에 공항과 연계한 전철이 개통되고 고속도로가 연결되는 이전부지 지원사업을 잘 활용한다면 인구가 유입되고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아! 삼괴지역 경제가 다시 돌아오는 길이다.

변화는 언제나 두려움과 우려를 수반한다. 그 불안을 극복하고 기회를 잡아야만 성장과 발전을 꾀할 수 있다. 반대만 하다가 공항 대신 기피시설이라도 화옹지구에 들어선다면 우리는 또 반대를 위한 투쟁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과거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먼바다로 나아갔듯 미래엔 하늘 높이 도약하는 우리 지역이 되길 바란다. 이젠 친환경 화성국제공항 유치를 통해 삼괴지역의 부흥기를 맞이할 때다.

김건주 前 삼괴 중ㆍ고 총동문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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