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보이스피싱, 이성적극적으로 대응해야

“아빠, 난데. 전화기를 떨어뜨려서 폰 액정이 깨졌어…. 수리비 입금해줘.”

얼마 전 경찰관이자 미혼인 나에게 이런 문자가 왔다. 수리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구글 기프트 카드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바로 “이런 게 메신저 피싱이구나” 직감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보이스 피싱 범죄가 기승이다. 지난해 기준 피해 건수는 9천601건, 피해액은 216억원에 달할 정도다. 국민이 아는 보이스피싱 수법처럼 전화통화를 하는 방식이 아닌 문자나 카카오톡을 이용해 범인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때문에 쉽게 구별하기도 어렵다. 목소리로 통화하는 모습이 아닌 글자로만 소통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톡의 경우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들과 동일한 프로필을 설정해 피해자들을 감쪽같이 속인다.

프로필 사진과 배경이 실제 인물과 똑같아서 누구든지 쉽게 의심을 하지 않고 기프트 카드를 구입해 바코드를 촬영해 전송하는 것이다.

이런 교묘한 수법에 정말 많은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는데 해결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만약 구글 기프트 카드를 구입하도록 요구하는 문자나 카카오톡을 받으면 가까운 편의점에 방문해 이것이 사기인지, 아닌지 언제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평소에 대량으로 구글 기프트 카드를 구입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 전화통화를 하는 방법이다.

이와 연계해 남양주북부경찰서 별내파출소에서는 관내 편의점 50여개소를 직접 방문해 신종 보이스피싱 사례와 대처방법이 기재돼 있는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 홍보활동을 통해 보이스피싱, 메신저피싱을 예방하고 국민이 범죄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는 중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받는다면 이런 범죄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김형용 남양주북부경찰서 별내파출소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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