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의천, 안양천, 황구지천은 의왕시를 대표하는 하천으로 이 가운데 가장 남쪽에 위치한 황구지천(黃口池川)은 옛적 평택시에 위치한 항곶포(亢串浦)에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 오봉산에서 발원해 왕송저수지를 거친 후 수원천, 호매실천, 서호천을 지나 평택에서 진위천을 합류하고 하구 부근에서 안성천과 함께 황해에 흘러들어 간다.
지난달 21일 의왕시는 봄을 맞이해 ‘에코 플로깅 챌린지’를 선언하고 황구지천을 따라 플로깅 활동을 전개했다. ‘플로깅(Plogging)’은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국내ㆍ외서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 캠페인이다.
‘플로깅’이라는 단어가 낯선 경우가 있을 텐데 이는 ‘이삭을 줍는다’는 뜻인 스웨덴어 ‘plocka upp’과 영어 단어 ‘jogging’의 합성어다. 즉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치우는 행위로 2016년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돼 북유럽을 중심으로 이 운동은 빠르게 확산됐다. 플로깅은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들고 뛰기 때문에 단순한 조깅보다 칼로리 소비가 많고, 환경도 보호한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의왕시는 시민이 참여하는 ‘두발로 챌린지’와 단체와 기업이 참여하는 ‘릴레이 챌린지’로 플로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두발로 챌린지’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올해 12월까지 진행된다. 또한 올해 6월까지 진행되는 ‘릴레이 챌린지’는 단체와 기업이 플로깅을 실천하고 다음 챌린지 대상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지명받은 단체와 기업은 10일 이내 플로깅을 실천하는 릴레이 형식의 캠페인이다.
플로깅은 쓰레기 줍기라는 행위를 환경보호라는 단일한 개념이 아닌 개인의 건강을 위한 운동으로도 접근한다. 곧 그동안 공익 차원으로만 접근하던 환경 문제 해결을 개인의 욕구와 이익 실현이라는 관점으로도 살펴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쓰레기 줍기를 비롯한 환경운동이 거시적인 성과에 집중됐다면 플로깅은 참여하는 시민 개인의 복리라는 미시적이고 일상적인 내용으로도 그 성과를 확장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음식 배달이나 포장, 택배 등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쓰레기가 덩달아 늘어나 거리에 불법 투기 되는 쓰레기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시민 보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쓰레기들이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 더 큰 문제다. 동물들이 썩지 않는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하고 삼켜 고통받거나 바다 위 거대 쓰레기 지대, 일명 ‘쓰레기 섬’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플로깅은 비대면 코로나 시대에 더욱 적합한 운동이 된다. 시민들은 운동량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환경보호에 기여한다. 보다 일상생활에 가까우며 시민이 스스로 이끄는 방식의 환경 실천운동, 즉 풀뿌리 환경운동의 한 축이 되는 것이다. 이번 선언이 시민이 주도하는 환경 실천운동의 첫걸음이 되길 바라며 많은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김상돈 의왕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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