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봄소풍

고포리 한탄강가 결 고운 모래톱으로

왕사탕 입에 물고 첫 소풍 가는 봄날

함께 가는 엄마들 두런두런 이야기 길

따라오신 외할머니도 가뿐한 발걸음

우리들 소풍날은 온 동네 소풍날

문방구 아줌마가 솜사탕 만화경 판을 벌이고

카메라 멘 사진관 아저씨도 오고

먼 줄도 모르고 세 시간 반 남짓 길을

뉘 집의 강아지인지 거기까지 따라오고

김밥 계란 사이다 나누어 먹고

둥글게 모여앉아 수건돌리기

걸리는 사람은 노래 부르기

왕눈을 크게 떠도 못 찾아 낸 보물찾기

서운함에 고단함에 울먹울먹 훌쩍이다

상급생 오빠 등에 업히다가 걷다가

오늘은 꿈길에서 절뚝이는 그 봄날

 

 

이춘전

연천 출생

홍익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전공 졸업

수원공업고 교사

2021 계간 <한국시학> 봄호 신인상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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