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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 안양 평촌무궁화아파트 주민들 “차량소음…대책 시급”
지역사회 현장의 목소리

[현장의 목소리] 안양 평촌무궁화아파트 주민들 “차량소음…대책 시급”

13일 안양시 동안구 신촌동 무궁화건영아파트 입구에서 한 주민이 바로 앞에 있는 고가교를 가리키고 있다. 이 일대 주민들은 고가교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노성우기자
13일 안양시 동안구 신촌동 무궁화건영아파트 입구에서 한 주민이 바로 앞에 있는 고가교를 가리키고 있다. 이 일대 주민들은 고가교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노성우기자

“지난 20여년 간 창문 한번 마음 편히 열어보지 못했습니다”

13일 오전 11시께 안양시 동안구 신촌동 무궁화건영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주민 A씨(73ㆍ여)는 702동 바로 앞에 있는 고가교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고가교는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의 일부인 평촌고가교로 지난 1995년 개통됐다.

하지만 고가교가 만들어질 당시 이미 고가교 양옆에는 지난 1992년 준공된 평촌무궁화아파트단지(건영ㆍ진흥ㆍ태영 등 1천443세대)가 들어서 있었다.

아파트단지 경계에서 30~40m 떨어진 곳에 고속도로가 생긴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입주민들은 반발했다.

A씨는 “(고속도로) 최초 설계는 호계동 한성병원 앞을 지나가는 노선이었는데, 주민들에게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노선변경이 이뤄져 현 위치에 고가교가 들어섰다”며 “주민들이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피켓시위를 해도 막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이 뿜어내는 소음, 분진, 먼지 등 각종 공해로 지친 주민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안양시는 지난 2011년 한국도로공사와 48억원을 들여 아파트단지 앞 신기대로변을 따라 고가교 하부에 높이 14m, 총 연장 654m 규모의 방음벽을 설치했다.

하지만 6층 이상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소음측정 결과 주간 75~76db에 야간 74~75db 등의 수치가 나와 환경정책기본법 등 관련 법령 기준치인 주간 65db에 야간 55db 등을 웃돌고 있어서다.

주민들은 “고가교에서 넘어오는 차량 매연과 타이어 분진 등으로 창문을 열고 환기하거나 발코니에 빨래를 널 수도 없는 상황이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소음대책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꾸리고 고가교 상부 터널형 방음벽 설치 및 소음 피해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소음도를 낮추기 위해 신기대로변 기존 7.5m 높이 방음벽을 14m까지 올리고 고가 하부 도로에 저소음 아스팔트 포장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고가교 방음터널 설치는 교량의 구조적 한계로 곤란하다”며 “저소음 포장 및 과속단속시설 설치 등을 대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통추위는 정치권과 경기도가 문제해결에 나서 주길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국회의원(안양 동안을)실 관계자는 “지난달 이 의원이 한국도로공사 담당자들을 국회에서 만나 대책을 논의한 바 있다”며 “안양시와 한국도로공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안양=한상근ㆍ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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