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

박광수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
박광수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

해마다 현충일이 오면 전국에 산재한 현충원의 이름도 없는 무명용사 묘비들이나, 자유 수호를 지키다 전사한 묘비 앞에 어김없이 국화꽃 한 송이가 바쳐진다. 전사자의 가족 또는 관련자들이 모여 그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추모하는 시간을 보낸다. 대한민국 정부도 이날 하루만큼은 거룩한 희생을 기리고자 다양한 행사를 하며 경건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만, 좀 아쉬운 점은 6월6일 하루를 휴일로 정해 실행하는 형식적인 행사보다 전 세계에서 전쟁을 경험한 국가의 좋은 호국보훈 사례를 발굴하고 벤치마킹해, 이를 토대로 대한민국 국민의 눈높이에 적합한 행사로 거듭나는 거룩한 날이 되길 바란다.

예로 미국은 매년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을 메모리얼 데이라고 부르면서 전 세계 전쟁터에 파견돼 타 국가의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다 목숨을 바친 미국민들의 유가족을 위로하며 미국민 전체가 휴일을 보내고 있다. 현 정부 들어 대한민국은 국가보훈처를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해 국가 유공자들에 대한 예우를 대폭 강화하고는 있으나 진정으로 그분들의 생활 안정화 및 복지 향상에 도움을 주는 보훈 정책을 시행되길 바란다.

그리고 국방부도 6ㆍ25 전사자 유해발굴감식단 인원 및 예산을 대폭 늘려, 자유조국을 지키다가 이름 없이 희생돼 어딘가에 아무렇게 잠들어 있는 호국용사들의 유해를 발굴하길 바란다.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현실은 아직도 비무장지대가 한반도 허리를 동서로 가르며 총 250㎞에 이어지고 있다. 남북한 합의에 따라 군 최전방 GP를 일부 철거했지만, 냉정하게 판단하면 아직도 남북한 군인들이 휴전선을 마주 보고 경계를 서고 있음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싱그럽고 녹음이 짙어가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으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깊숙이 생각을 해 보자. 왜 미국은 자국도 아니고 타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다 죽어간 미국민들을 위해 메모리얼 데이를 거룩한 날로 정해 지키고 있는지.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한민국 국가 상황에 맞춰, 여당 야당 간의 이익 추구를 위한 정치적 논쟁에서 벗어나 냉정하게 국민들 입장에서 되돌아 보는 숭고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 끝으로 대한민국의 미래자산인 청년세대들이 안심하고 살만한 나라로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박광수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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