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함박산 일대 무분별한 벌목…市 고발 검토

건축 인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무단 벌목이 진행된 용인시 처인구 남동 함박산 중턱이 5일 오후 민둥산으로 변해있다.  조주현기자
건축 인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무단 벌목이 진행된 용인시 처인구 남동 함박산 중턱이 5일 오후 민둥산으로 변해있다. 조주현기자

용인시 처인구 남동 함박산 일대가 최근 무분별한 산림훼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5일 용인시에 따르면 시행사 A업체 등은 지난 5월부터 내년 7월까지 각각 처인구 남동 일원에 체력단련장, 휴게음식점, 사무소 등을 설치한다는 명목으로 개발행위허가를 받았다. 총 대지 면적은 1만740㎡다.

시는 업체가 건축 인허가를 받기 전까진 벌목을 하지 못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내준 상태다. 개발행위 허가만 받고선 토목공사가 진행된 채 공사가 중단될 우려에서다.

이런 가운데 시공사 B업체가 건축 인허가를 받지않은 상태에서 개발 행위 허가 부지에 심어진 나무를 무리하게 벌목하면서 말썽이다.

지난 2일 현장 확인 결과 산림의 훼손은 심각한 상태였다. 이미 수십 그루의 나무가 베어진 채 널브러져 있었는데도 벌목이 한창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근 주민들의 시선도 따갑다.

벌목 때문에 무너진 토사가 축사로 흘러내려 와 키우던 닭이 폐사하는가 하면, 산을 오르내리는 공사차량이 발생시키는 분진과 소음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2일 용인시 처인구 남동 일원 공사현장에서 불법 벌목행위가 한창이다. 김현수기자
지난 2일 용인시 처인구 남동 일원 공사현장에서 불법 벌목행위가 한창이다. 김현수기자

최근에는 장마 기간에 접어들면서 빗물에 토사가 유출될 우려도 크다.

주민 A씨는 “푸르던 산 중턱에 휑하니 구멍이 생겼다. 이러다 민둥산이 될까 걱정”이라며 “몇몇 주민들은 업체 측이 마음대로 나무를 베어 가는 사실을 알고선 시에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원이 빗발치자 용인시도 진상조사에 나섰다. 시는 공사현장을 찾아 불법 벌목행위를 확인한 뒤 업체 측에 의견제출서를 요청한 상태다. 불법 벌목행위가 지속될 시 형사고발까지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현장을 모니터링해 불법 벌목행위에 대해 감시할 것”이라며 “이후에도 행위가 계속된다면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B업체 관계자는 “기한을 맞추다 보니 벌목을 하게 됐다”며 “벌목 행위는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용인시 처인구 남동 일원 공사현장에서 불법 벌목행위가 한창이다. 김현수기자
지난 2일 용인시 처인구 남동 일원 공사현장에서 불법 벌목행위가 한창이다. 김현수기자

용인=강한수ㆍ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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