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공정한 사회

공정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됐다. 공정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현상은 매우 긍정적이다. 사회의 다양한 부분에서 공정에 대한 토론을 통해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민주주의가 성숙해 가는 과정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만 18~39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 정도가 ‘한국 사회가 노력에 따른 공정한 대가를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했다. 젊은 세대들은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보는 견해가 다수이며,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 시대의 과제다.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은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이익을 취하거나 부와 권력을 가진 자가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사회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소위 ‘빽’이 없으면 안 되는 현실은 성실한 땀의 대가를 부정해 사회에 대해 불신하게 한다. 어쩌면 젊은 세대가 공무원 시험에 많은 관심이 있는 것은 노력에 대한 대가가 가장 공정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우선 법이 공정하게 모든 사람에게 적용돼야 한다.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법이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고, 상대적으로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만 법이 엄격하게 적용된다면 우리 사회는 공정한 사회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국민은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과 사고에 법의 공정성이 적용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적어도 국민 다수가 공감할 수 있도록 공정한 법의 집행이 이뤄진다면 공정한 사회로 가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사법기관들이 국민의 눈높이에 따르는 공정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반칙이 없고 특권이 없는 사회로 나아가려면 부와 권력을 가지는 기득권층에서 법과 도덕을 준수하고 사회에 대한 헌신과 봉사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미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자신의 지위를 누리고 부를 확대하려고 한다면 우리 사회는 공정과는 먼 절망적인 현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사회의 기득권층에 있는 사람은 항상 ‘공정의 거울’에 자신을 비춰서 행동해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할 것이다.

공정이라는 단어는 보편적인 용어로 대부분 사람은 공정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공정의 단어가 자신의 입장 혹은 진영의 논리를 대변하기 위한 선택적인 용어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 내가 타인에게 적용한 공정의 가치를 자신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 공정의 소중함을 훼손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공정의 가치를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기성세대들은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들이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국가를 이끄는 데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솔선수범해 공정의 잣대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창휘 경기도교육청 학생인권담당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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