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석수동 안양박물관 인근서 고려시대 건물터로 추정되는 유적(유물, 유구)이 발견돼 문화재청이 보존 여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6일 안양시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석수동 218-6번지 일원 사유지 내 다세대주택 신축현장 부지 1천100여㎡에서 매장물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문화재청에 접수됐다.
이 일대는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문화재보호법 등에 따라 사업주는 건축행위에 앞서 매장문화재 표본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에 건축주 A씨 등이 지난 2월 시행한 표본조사에서 매장물이 확인되면서 국토문화재연구원이 지난 3~4월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발견된 유물과 유구 등은 건물지를 유추할 수 있는 초석과 자기, 기와 등으로 파악됐다.
지난 5월 발굴이 종료된 현장은 현재 유실을 막기 위해 푸른 천막으로 덮여 있다. 전문가들은 이곳이 고려시대 절터였던 안양사지 위에 세워진 안양박물관과 김중업건축박물관 등지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100여m 떨어져 있고 안양사지 사역범위 내에 위치한다는 점을 들어 같은 시대 유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발견된 유구는 안양사터와 관련된 승방터로 보인다”며 “스님들이 거주했던 공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제강점기 이후 주택들이 들어선 지역이어서 훼손정도가 심해 출토된 유물 수량이 많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건물터도 일부 훼손된 구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문화재청은 문화재 보존조치와 사업시행 가능여부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유구 평가를 위한 전문가 검토회의를 진행한 상태”라며 “(이번에 출토된 유물은) 안양사지에서 나온 기와편들과 형태가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말 문화재위를 열어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안양=한상근ㆍ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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