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인천 공공의료와 제2인천의료원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높은 전염력이나 인체 면역 반응 회피 중 하나의 특징만 보이던 기존 변이와 달리 두 가지 특징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변이로 WHO 사무총장은 올가을에 ‘심각한 계절’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연일 1천 명대 확진자가 속출하는 등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도 매주 높아져 지난 한 주 주요 변이 검출률은 47.1%로 절반에 가까워졌다. 특히 전체 분석 건수 가운데 델타 변이 검출률이 33.9%로 전주보다 10%p가량 뛰었다. 즉 전체 감염자 세 명 중 한 명이 델타 변이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장기화하면서 지역마다 병상과 의사 부족 현상이 또다시 벌어지고 있다. 실제 인천의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90%를 넘어 곧 환자를 받을 수 없을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공의료 분야의 지역 간 격차 문제 역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은 국가나 지자체가 설립·운영하는 의료기관으로 민간병원과 달리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과 의료복지를 위해 운영된다. 따라서 민간의료기관이 기피할 수 있는 진료를 하거나 코로나19 등 대규모 감염병 대응에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국민 의료비를 절감하는데 기여하거나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천의 공공의료는 전국에서 최하위권을 맴돌 정도로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인천의 전체 의료기관 총 194곳 중 공공의료기관은 단 8곳에 불과하다. 비율로 따지면 4.1%로 전국 평균 5.5%에 비해 1%p 이상 낮은 수치다.

게다가 공공병상 비율은 더욱 심각하다. 인천의 공공병상 비율은 4.5%로 전국 평균 9.7%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천시민 2천222명당 공공병상이 하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인구 10만명당 공공의료기관에 속한 의사, 간호사 수는 각각 4명과 20명으로 전국 평균에 비해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병상, 의사, 간호사 수 모두 7개 특·광역시에서 최하위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천시는 공공의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 한해 약 5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인천의료원에 대한 지원을 해마다 늘리고 있다. 그러나 이를 확충하고 개선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제2인천의료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 요구대로 제2인천의료원을 건립하든 인천적십자병원을 활용해 전환하든 인천의 공공의료 개선방안이 절실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인천시의 전향적 자세를 기대한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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