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 옆 부추 누가 사먹겠나”…양평 양동면 주민들 반발

양평군 양동면 단석리 일원에 소각장 건설이 추진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단석1리 마을회관에 ‘소각장 건설 반대’를 적은 현수막이 걸려있다. 황선주기자
양평군 양동면 단석리 일원에 소각장 건설이 추진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단석1리 마을회관에 ‘소각장 건설 반대’를 적은 현수막이 걸려있다. 황선주기자

부추를 주 농산물로 생산하는 양평군 양동면 단석리 일원에 소각장(일명 스마트청청에너지 시범발전단지) 건설이 추진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2일 양평군과 양동면 석산리·단석1리 주민들에 따르면 지역 부동산업계와 에너지사업업체가 손잡고 오는 2026년까지 단석리 산 108-2 일원에 쓰레기소각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4천900여㎡ 규모로 알려진 이 사업은 ▲1단계 스마트 청정에너지 발전기계ㆍ시설라인 설치 완제품 생산공장 건설 ▲2단계 간접가열ㆍ저온열 분해발전소 설치 ▲3단계 완제품 보관창고시설 설치 등 3단계로 추진된다.

사업 투자금액은 1단계 400억원, 2단계 300억원, 3단계 400억원 등 모두 1천100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은 부동산사업자들과 업체들이 결탁해 양평읍이나 다른 면들보다는 규제가 덜한 양동면에 쓰레기소각장 등 혐오시설을 건설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단석1리 주민들은 마을회관 앞 등에 현수막을 게재하는 등 사업 추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플라스틱과 같은 쓰레기에서 다이옥신이 발생하면 고엽제나 제초제 같은 성분이 우리 마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암 발생과 기형아 출산이나 불임문제도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난립한 축사로 고통받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쓰레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부추가 주 생산 농산물인데 소각장 옆에서 키운 부추를 누가 사다 먹겠냐”고 토로했다.

업체가 사업 추진을 위해 주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민 A씨(71)는 “시골 사람이 순진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업체 측이 일자리 채용이나 전기세 지원 등을 운운하고 있다”며 “사탕발림으로 마을 사람을 분열시키고 우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스마트 청청에너지 시범발전단지 조성사업의 주목적은 소각장 건설이 아니다.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폐기물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자원순환사업이다. 유해물질 배출 등과 관련해 보완을 생각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양동면에 에너지 사업이나 쓰레기 소각장 사업 신청 등 인ㆍ허가를 신청한 업체는 없다”고 밝혔다.

양평=황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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