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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슈] 경기도 친환경車 느는데… 충전할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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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슈] 경기도 친환경車 느는데… 충전할 곳 없다

수소차 2천여대 충전소는 11곳 불과, 차량 몰려 수십㎞ 타지역 원정 가야... 2만대 넘는 전기차도 충전 문제 여전

28일 오후 화성동탄수소충전소에 충전을 기다리는 차량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다.조주현기자
28일 오후 화성동탄수소충전소에 충전을 기다리는 차량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다.조주현기자

도로 위 ‘하늘색 번호판’이 달린 자동차가 부쩍 늘었다.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임을 알리는 번호판이다. 지난해 말 기준 경기도에서만 친환경 자동차 약 21만대(하이브리드 차량 포함)가 등록됐다. 전년보다 5만5천대(36%) 늘어난 수치로, 최근 3년간 해마다 30% 이상씩 늘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하늘색 번호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전기ㆍ수소차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에 본보는 친환경 자동차 인프라 실태를 점검했다. 편집자 주

 

“수소차 타면 충전이 일입니다. 충전을 못하니 차를 안 몰게 돼요”

29일 오후 6시께 화성 방교동 하이넷 화성동탄수소충전소에서 충전하려고 대기하던 J씨(40)는 실소를 터뜨리며 이처럼 말했다. J씨의 충전차례까지 오려면 앞서 온 수소차 2대가 충전을 마쳐야 한다. 순수 충전시간은 1대당 약 5분 정도지만, J씨의 실제 대기 예상시간은 최소 30분이다. 충전기를 1번 사용한 후 다음 차 충전을 위해선 충전기 내부 압력이 다시 차올라야 하는데, 이 시간이 약 10분 소요된다. 결과적으로 1대당 충전시간이 15분 가량이 걸리는 셈이다. 산술적으로 1시간에 수소차 3대 정도가 충전할 수 있다.

동탄수소충전소에는 하루 평균 50여대가 몰린다. 해당 충전소의 용량은 시간당 25㎏으로 1일 10시간 운영기준 수소차 50~60대(현대차 넥쏘 기준)를 충전할 수 있다. 매일 최대 충전용량에 달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J씨를 비롯한 동탄 수소차 운전자들은 충전을 위해 약 20㎞ 떨어진 수원영통 수소충전소나 45㎞ 이상 떨어진 화성시청 수소충전소 등지를 찾기도 한다. 최근 향남수소충전소가 준공됐지만 30㎞ 멀리 떨어져 있다. J씨는 “충전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소차 대중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토부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도내 수소차 등록 현황은 2018년 7대, 2019년 596대, 2020년 1천578대, 2021년(7월기준) 2천80대를 기록해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는 데 비해, 도내 충전소는 총 11곳(수원 1곳, 안산 1곳, 화성 2곳, 하남 1곳, 여주 1곳, 안성 3곳, 평택 2곳)에 설치되는 데 그쳤다. 더구나 경기부부 지역에는 단 한 곳도 없다.

수소차 구입만 장려할 게 아닌 인프라 구축이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원영통 수소충전소 관계자는 “수원에 수소충전소 1곳으로는 현재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주말에는 50~60대가 몰려 2시간이 넘게 기다려야 충전이 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수소충전소 설립까지 안전기준 통과 등을 거치면 최소 1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충전소 보급화의 걸림돌이다.

수소차 뿐만이 아니다. 전국 13만5천대, 경기도에만 2만477대가 등록돼 대중화가 된 친환경차 전기차도 충전문제로 운전자들의 속을 썩이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기준 경기도내 공용(완전공개형) 전기차충전기는 7천628대다. 1기당 전기차 약 2.6대를 충전할 수 있다.

그러나 5시간 걸리는 완속(7㎾) 충전기를 제외, 1시간 이내 걸리는 급속(50㎾) 충전기는 1천396기에 불과하다.

로컬이슈팀=하지은ㆍ정민훈ㆍ김현수ㆍ김영호ㆍ최태원ㆍ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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