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물양장 어구더미 방치 ‘위험천만’…안전 위협

옹진군·해수청 ‘나몰라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당섬선착장 인근 물양장에 최근 수백㎏이 넘는 닻, 그물 등의 어구가 위태롭게 쌓여있다. 옹진군의회 제공
인천 옹진군 연평도 당섬선착장 인근 물양장에 최근 수백㎏이 넘는 닻, 그물 등의 어구가 위태롭게 쌓여있다. 옹진군의회 제공

인천 연평도의 한 물양장에서 쌓아놓은 어구가 쏟아져 주민이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는데도 옹진군과 인천해양수산청 등 관계기관은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다. 어구 처리가 늦어지면서 물양장을 이용하는 연평도 주민들의 안전은 계속 위협받고 있다.

1일 군과 군의회 등에 따르면 연평도의 당섬선착장 물량장에는 어선 50척에서 나온 닻, 그물, 쇠와이어 등 각종 어구가 산더미 처럼 쌓여있다. 물양장 전체면적 1만4천㎡ 중 1만3천㎡가량을 어구들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물양장은 소형선박이 접안해 하역하는 장소다.

현재 연평도의 주민들은 조업 준비를 위해 물양장을 이용할 때마다 최대 3.5m 높이에 이르는 어구더미 사이를 지나다닐 수밖에 없다. 어구는 그물을 기준으로 1개당 최대 500㎏에 달한다. 강한 바닷바람 등으로 쌓아놓은 어구가 사람 위로 쏟아지면 인명피해는 불가피하다.

이미 지난달 19일 당섬선착장 물양장에서는 쏟아진 어구들에 깔린 50대 A씨가 숨지기도 했다. 경찰조사 결과, 쌓아놓은 어구들이 무게를 견디지 못해 2.5m 높이에서 A씨 위로 쏟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군과 인천해수청은 서로에게 책임만 떠넘기며 안전시설물을 설치하거나 물양장을 확장하는 등의 문제 해결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군은 당섬선착장이 인천해수청 관리의 국가어항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문제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천해수청은 당섬선착장의 물양장 관리를 군의 연평면에 위탁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신영희 군의회 부의장은 “군 등 관계기관은 이번 연평도에서 일어난 사망사고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은 책임감을 토대로 재발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인천해수청이 관리하는 국가어항이고 면 단위에서 수탁관리하는 곳이라서 문제를 제때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곧 현장을 방문해 관련 안전시설물을 점검하는 등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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