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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 경기도 지원마저 끊긴 기흥 맛깔촌…역사의 뒤안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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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 경기도 지원마저 끊긴 기흥 맛깔촌…역사의 뒤안길로

용인시 기흥 맛깔촌의 손님 발길이 끊기고 있다. 사진은 썰렁한 기흥 맛깔촌 모습. 김현수기자
용인시 기흥 맛깔촌의 손님 발길이 끊기고 있다. 사진은 썰렁한 기흥 맛깔촌 모습. 김현수기자

“기흥 맛깔촌도 이젠 옛말이죠.”

17일 오전 11시께 용인시 기흥 맛깔촌. 이곳에서 만난 식당 주인 A씨(50)는 한숨을 내쉬며 TV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듬성듬성 간판불이 꺼진 상가들 사이로 몇몇 식당은 문을 열었지만, 그마저도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식사와 술자리로 북적거려야 할 거리는 한적했다.

용인시 기흥 맛깔촌이 뚝 끊긴 손님 발길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2007년 음식문화 시범거리로 기흥 맛깔촌을 지정, 첫해만 예산 2억7천만원을 들여 상징물을 설치하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식당들의 잦은 업종 변경과 줄어드는 방문객 수 등으로 기흥 맛깔촌 분위기는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전무한 주차시설 또한 손님유치의 실패요인에 한몫했다.

용인시 기흥 맛깔촌을 알리는 상징물의 모습. 김현수기자

음식문화 시범거리로 지정될 때만 하더라도 식당 50여곳이 함께 나섰으나, 가게수가 점차 줄더니 현재 10여곳만 명맥을 이어갈 뿐이다.

또 다른 식당 주인 B씨는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단골손님마저 줄어 폐업 직전까지 간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도가 지난해부터 갑자기 음식문화 시범거리사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기존 지원마저 끊겨 기흥 맛깔촌은 존폐기로에 놓였다.

다만 사업 중단과는 별개로 음식문화거리는 유지하되, 관리는 시가 담당하도록 했다.

도 관계자는 “식당들이 계속 바뀌면서 연계성이 떨어져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용인시는 도에 음식문화거리 지정취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는 기흥 맛깔촌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상징물 교체 등 거리 재정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주차장 부족과 맛깔촌 주변으로 수년간 공사가 진행되면서 방문객 유치에 장애가 된 것 같다”면서 “기흥 맛깔촌 살리기에 고민 중이다. 내년에는 거리 분위기 개선을 위해 상징물과 간판 교체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ㆍ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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