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개천에서 용 난다고 했다. 교육사다리를 타고 계층상승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꿈도 이루고 가난의 굴레도 벗을 수 있었다. 산골 오지 단칸방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불을 밝혔다. 지금 중년이 된 나와 같은 세대의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 젊은 세대는 포기를 말한다. 교육이 능력을 상실하며, 이들에게 희망 대신 단념을 불어넣은 탓이다. 3포에서 5포로, 청년들이 포기해야 할 것들은 계속 늘어난다. 직업은 다양해졌지만, 그만큼의 기회가 보장된 것은 아니라는 반증이다.
그러나 결국 교육이다. 교육이 제 역할을 되찾는 것만으로도 청년들은 다시 꿈꾸게 될 것이다. 단지 공부에 국한된 담론이 아니다. 공부든, 미용이든, 예술이든, 스포츠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배우고 땀을 흘린 만큼 결과를 얻는 공평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다시 견고하게 바로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교육의 힘이다.
시흥시는 교육이 개인의 성장을 돕고, 이를 통해 지역이 살아나는 교육도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역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모두에게 적절한 최대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첫 번째,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가 교육의 주체가 되게 하는 것이 두 번째다.
올해로 11년째 시흥시는 서울대학교와 교육협력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교수진과 학생 등 인력자원을 활용해 시흥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라면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업이다.
서울대학교와 지역사회가 하나가 돼 진행하는 스누콤부터 창의 인재 육성을 위한 시흥영재교육원과 창의인재육성 멘토링,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재학생과 관내 학생들을 연계한 음악멘토링 등 다양한 교육을 체험할 수 있다.
여기에 학습장애 등을 가진 학생에 정서 및 학습지원을 하는 새라배움과 시흥시 외국인 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디딤돌학교를 통해 아이들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제공한다.
비대면 문화에 발맞춰 온라인 프로그램 역량을 확장하고, 더 멀리 가고 더 많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청소년 교통비를 제공한다.
지역사회와 학교, 행정은 울타리를 허물고 한 데 모여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
혁신교육지구는 시즌3에 접어들며 학교수업, 돌봄, 평생교육을 하나로 묶고 있다. 그 중심에는 마을교육자치회가 있다.
‘마을교육자치회’는 ‘배움이 곧 삶이 되는 교육’을 목표로 학교와 마을이 연계해 운영하는 교육거버넌스다. 현재 16개동 15곳의 마을교육자치회가 구성돼 동 특성에 맞는 교육현안을 나눠 해결하는 동 대표 교육협의체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최근 메타버스를 이용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코로나19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어온 지 여러 달이었다. 한 아이가 ‘함께하는 것’이 바로 시흥교육의 브랜드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 위에서 각자의 꿈을 그려가고 있었다.
교육은 힘이 있다. 다만, 그 힘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는 지금 교육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고도화되는 사회만큼 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꿀 수 있기를, 그리고 그 기반을 지역사회가 단단히 받쳐줄 수 있기를. 지금, 시흥의 교육사다리가 힘차게 뻗어나간다.
임병택 시흥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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