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중요성

인천시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도시들이 회피하는 시설들이 다수 있다. 대표적으로 수도권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묻는 수도권매립지와 수도권 전력의 40%를 공급하는 인천 서구와 영흥도 등에 있는 화력발전소들이 그 예다.

그런데 인천은 각종 수도권 규제에는 다 들어가면서도 정작 수도권이라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가 더욱 그렇다.

전국의 광역시 중 시립미술관이 없는 유일한 도시가 바로 인천이다. 인천은 또 국립 문화 예술 시설이 전무한 도시이기도 하다. 서울과 근접하다는 이유로 문화 예술분야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히 인천시가 오는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인천 시립미술관 건립을 진행 중이며,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내년 연말에 개관할 예정이다. 특히 인천시민의 염원을 담은 시립미술관 건립은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 지 무려 21년 만이다.

이런 불합리한 문화예술 소외를 탈피하기 위한 전진기지가 (재)인천문화재단이다. 문화예술인만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문화예술의 불모지 인천을 탈피하기 위한 연구와 정책을 만들어 내야 하며,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의 가교역할을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조직이다.

하지만 이 중요한 조직의 첫 단추인 대표이사 선출이 항상 잡음이 일어왔다. 인천시는 고심 끝에 인천문화재단 혁신위원회를 통해 대표이사 추천위원회 시민위원 공개모집을 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뒷짐 지고 다니며, 어르신 대우 받는 자리가 아니고 정부와 국회, 인천시와 인천시의회 등 관계 기관을 수시로 다니며 행정 및 예산지원을 받아와야 하는 자리다. 또 기업이 문화·예술 활동에 대해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기업 메세나’ 등을 통한 기업의 민간 문화예술 확산에도 협력해야 한다.

여기에 관료화된 재단 조직을 혁신하고 시민의 곁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다. 그러기에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문화·예술의 전문가이면서도 경영 전문가, 그리고 정치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선출에 낙하산이나 학연, 지연 같은 구시대적 악습이 끼어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조영홍 인천대 융합예술영재교육연구소 초빙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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