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어느덧 2년 가까이 흘렀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되면서 우리 일상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내년 국가부채가 1천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나라 곳간은 비어가고 경제회복 속도는 체감상 더디게만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경제적 피해 지원 방식에 대해 또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IMF는 우리나라의 향후 5년간 경제 규모 대비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선진국 반열에 오른 35개국 중 가장 빠를 것으로 관측했다. 코로나19로 최대 경제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국가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여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부담을 줄여주고 직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각 지자체들도 다양한 경제지원정책을 펼쳤다.
그중 신속하고 과감한 경제지원정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곳이 있다. 바로 포천시다. 포천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시민 1인당 70만원이라는 전국 최대 금액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다. 코로나19, ASF, AI, 구제역, 가지검은마름병 등 5대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지역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해 민생을 살리고 빠르게 경제회복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까지는 쉽지만은 않았다.
“재정자립도도 낮은 포천시가 무슨 돈으로 재난지원금을 주느냐”, “빚내서 주느냐”는 등 많은 의혹이 쏟아졌다. 하지만 재원은 예산 가능 범위에서 시민 부담이 없도록 지방채 발행이 아닌 본예산 예비비로 충당했다. 그뿐만 아니라 포천시의 현재 채무는 0(제로), 인구와 재정규모가 비슷한 유형 지자체의 채무 평균액이 109억원인데 비해 포천시는 채무가 전혀 없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역경제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포천시가 전국적으로 주목받은 이유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오늘 나무 그늘에서 쉴 수 있는 이유는 예전에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이 한 말이다. 밑바탕이 되는 노력 없이는 이루어지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포천시가 높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며 전국 최대 금액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뼈를 깎는 재정 운영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산 편성부터 집행까지 재정의 모든 과정을 세밀하게 관심을 두고 세입세출구조조정에 노력을 기울였다.
채무를 조기에 상환했으며 국ㆍ도비 확보를 위해 문턱이 닳도록 재정 당국과 관계 부서를 들락거리며 설명하고 설득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에는 전국 243개 자치단체 재정분석 결과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국내·외 출장여비, 행사성 경비 등 불요불급한 세출 예산을 삭감해 코로나19 극복 지원 가용재원으로 재편성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축적된 재정여력이 시민들에게 전국 최대 금액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재정은 흔히 지역경제의 최후 보루라 한다. 포천시의 적극적 재정 운영이 발 빠른 경제회복의 마중물이 됐던 만큼 일상회복이 시작된 지금, 과감한 재정 운영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완전한 일상회복이 멀지 않았다. 재정적 낭비 요인은 없는지 철저하게 분석 관리하고 지역 맞춤형 경제회복 전략을 세워 시민의 삶과 민생을 지켜야 한다. 지금껏 잘해주셨던 것처럼 조금만 더 힘을 내고 서로 위한다면 우리는 더욱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박윤국 포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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