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칠이 곳곳에서 벗겨져 있어 볼썽사납네요”
1일 오전 11시20분께 용인시청 지하 1층 별관 건물 앞에서 만난 민원인 김영철씨(45ㆍ가명)가 별관 건물 모퉁이를 가리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별관 건물을 따라 뒤편에 마련된 정자로 걸음을 옮기자 머리 위에는 페인트칠이 벗겨져 녹이 슨 구름다리도 눈에 띄었다.
녹이 심한 곳은 철판과 접한 면이 벌어져 보행로 위로 녹물까지 흐르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곳을 지나던 민원인들은 물론 시청 직원들도 발걸음을 서둘러야만 했다. 슬레이트 일부는 이미 파손돼 치워졌는지 천장이 휑한 곳도 있었다.
앞서 해당 구역은 별관과 구름광장을 이어주는 지름길로 만들어졌는데도 본래 취지와는 달리 시청 직원들의 흡연장소로 전락, 담배꽁초가 바닥에 나뒹구는 등 전반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구름광장에 가기 위해 계단에 오르자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나사가 빠진 난간 손잡이는 서로 엇나간 채 삐뚤어져 있었고,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계단 곳곳은 금이 간 채로 방치돼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느 새부턴가 별관 뒤편 통로를 이용하는 민원인 발길도 뜸해졌다.
용인시청 청사 외곽이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아 시설들이 파손된 채 방치되면서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시민 박인식씨(46)는 “페인트칠이 벗겨진 구름다리 위에서 녹물이 떨어지는 바람에 옷이 더러워졌다”며 “호화 청사라는 칭호가 무색하게 관리되지 않은 시설 때문에 시청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주기적으로 청사 내부를 둘러보며 보수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민원 접수 외에 확인이 어려운 외곽 지역은 관리가 미흡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별관 뒤편 구름광장으로 가는 구역은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 같다.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용인=김현수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