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 깔려 작업자 3명 사망…“현장에 라바콘 제대로 설치 안돼”

경찰, 롤러 운전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

1일 오후 6시41분께 안양시 만안구의 한 도로에서 통신관로 매설작업이 진행되던 중 롤러에 작업자 3명이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독자 제공
1일 오후 6시41분께 안양시 만안구의 한 도로에서 통신관로 매설작업이 진행되던 중 롤러에 작업자 3명이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독자 제공

안양지역의 한 전기ㆍ통신관로 매설 현장에서 중장비 기계에 작업자 3명이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41분께 안양시 만안구의 안양여고 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전기ㆍ통신관로 매설 작업에 투입됐던 60대 작업자 3명이 바닥 다짐용 장비(롤러)에 깔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 3명은 모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당시 현장에선 관로 매설을 마친 뒤 도로를 아스콘으로 재포장하는 작업이 진행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사고 발생 전까지 현장에는 라바콘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고 이 때문에 공사 현장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주행하던 오토바이가 포장 작업이 진행 중인 도로에 빠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롤러가 덜컹대며 뒤로 이동했고, 이때 작업자 3명은 롤러 앞에서 아스콘, 흙 등을 정리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롤러 운전자 A씨(62)는 아스콘 포장을 위해 기계를 작동하는 과정에서 라바콘이 바퀴에 걸려 들자 이를 빼내려고 롤러에서 내렸고, 이 과정에서 갑자기 롤러가 앞으로 튀어 나가면서 작업자를 덮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라바콘을 빼기 위해 기어를 정지에 놓고 내렸는데 옷이 기어봉에 걸리면서 기어가 주행으로 바뀌었다”며 “이후 롤러가 앞으로 나가면서 중심을 잃고 떨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장희준ㆍ박문기ㆍ김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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