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자기다움을 위한 길

평소 거울을 볼 때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가. 만족스러운지, 아니면 ‘쌍꺼풀이 있었으면 좋겠다, 코가 조금 높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누구처럼 닮아가기 위해 성형을 고민하지는 않은지. 남과의 비교는 자신을 가꿔가는 분발의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자신을 초라하게 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시작이 되기도 한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자기답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동양고전 <논어>는 말한다. “자공이 남과 비교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는 어진가 보다. 나는 그럴 겨를이 없다.’”(子貢方人, 子曰 “賜也, 賢乎哉! 夫我則不暇) 자공은 스승보다 31세 어렸지만, 언변과 정치에 뛰어나 노나라와 위나라의 재상을 역임했다. 공자의 이름이 천하에 골고루 알려지게 된 것도 그가 앞뒤로 도왔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공자는 자공이 예측을 잘한다고 평가했다.

한번은 공자가 제자 자천을 군자답다고 칭찬하자, 자공은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를 묻는다. 공자는 그릇(器)과 같다고 말했다. 그릇은 하나의 고정된 기능만을 지녔기에, 군자가 경계해야 할 인재의 모습이다. 제자의 좌절이 염려된 공자는 다시 그릇 가운데 제사에서 쓰이는 화려한 예기(瑚璉)와 같다고 말해준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확인해 만족을 느끼려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비교하고 비교당해왔다. 성적, 외모, 대학, 취업, 결혼 등을 위해 남과 비교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학대해왔다. 어른이 되면 그칠 줄 알았던 비교는 자동차, 집, 승진, 자녀 등으로 전환돼 지속되고 있다. 비교는 끊임없는 부족을 야기해 불행의 씨앗이 되곤 한다. 자기 모습을 부정하고 남만 모방해 자신을 다그치면 나은 능력을 지닐 수는 있지만 오히려 공허하게 될 수 있다. 비교 대상이 자기에게 있지 않고 남에 있기 때문이다.

남과 비교를 통해, 내가 남보다 나은 점이 있다 해서 우쭐댈 필요는 없다. 자기 모습대로 삶을 가꿔가는 자들은 비교를 통해 우열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과 비교를 통해 얻은 우월감은 지속적인 자존감을 주기 어렵다. 그럴 여유가 있다면 그 시간에 자신을 성찰하고 부족을 메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꽃은 제 모습대로 피어날 때 아름답고 감동스럽다. 장미꽃이 인기가 있다고 해서 안개꽃을 빨갛게 염색하고 가시를 단다고 장미꽃이 될 수 없다.

비교는 자기다움을 찾고 완성하는 과정에서 이뤄져야 한다. “어진 이의 행동을 보면 그와 같아지기를 생각하라.”(見賢思齊焉)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남의 좋은 점을 배워 자기다움을 완성하는 비교는 공자도 권장했다.

거울을 보며 나를 자세히 바라보고, 나의 모습에 애정 어린 시선을 가져보자. 그리고 나의 일상을 돌아보며 나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고, 나의 장점에 대해 살펴보는 자세를 가져보자. 자기 모습을 존중하고 자기다움을 완성하기 위해 분발하는 비교는 자기답게 사는 지름길임을 <논어>는 말하고 있다.

고재석 성균관대 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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