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마음먹고 가려던 정동진 해돋이 여행을 취소했다. 31일 가까운 팔달산이나 광교산에 가볼까 했으나 찜찜한 생각에 방구석에서 TV를 보며 새해를 맞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시기로 조용한 새해맞이였다.
전국 모든 해돋이 명소에 행사 취소 출입 제한 안내문과 노란색 경고 라인이 둘러쳐졌다. 2021년은 상황이 좋아지리라 믿고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했다. 몇개월만 지나면 불편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희망 속에 국민들은 불편을 감수했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다. 코로나와의 기나긴 싸움이 이어졌고 국민들은 지쳐갔다. 정부와 지자체가 몇 차례 재난지원금을 지원했다. 해외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코로나 백신을 개발했지만 우리나라는 초기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백신수급 문제와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부작용도 문제였다. 건강했던 가장이, 직장을 다니던 엄마가 백신 주사를 맞고 쓰러졌다. 백신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모호한 결과가 발표됐다. 이 같은 백신 공포 속에서도 일상 회복을 위해 백신을 맞는 것이 실익이 크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피해 업종은 늘어갔고 특히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백신 접종이 어느정도 진행되자 ‘위드 코로나’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위드 코로나 정책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잠시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고, 사적 모임 인원수도 늘어났지만 위드 코로나는 오래가지 못했다.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예견된 결과였지만 특히 위중증자 수가 늘어나 병상이 부족해 지자 정부는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다. 현재 모임 인원수와 영업시간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 이른바 백신 패스가 시행 중이다. 인류가 백신을 맞으며 방어하는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이를 지속했다. 델타에 이어 오미크론까지 변이를 일으키며 괴롭히고 있다.
해돋이 여행을 취소한 뒤 일년. 또다시 전국 해돋이 행사는 취소하는 분위기다. 우여곡절을 겪은 코로나 상황은 일 년 전 상황 그대로다. 단지 백신을 맞았고 일상 회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은 계속 진행중이다.
변한 게 있다면 코로나의 일상화다. 외식보다 배달에 익숙해졌다. 거리에 배달 오토바이, 택배 차량이 늘었다. 식당 영업시간 제한에 집에 일찍 들어가니 아내와 아이들이 좋아한다. 대리비는 좀 더 줘야 하는 것은 불만이다. 마스크는 생필품이 돼 인터넷 쇼핑으로 대량주문해 사용 중이다. 화상을 통한 회의, 수업이 당연시됐다. 상갓집, 결혼식, 병문안을 못가도 미안함이 덜하다. 웃픈일이다.
각 시대마다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한 전염병이 있었다. 페스트, 스페인 독감, 에이즈 등이다. 역사의 교훈. 이들 무서운 전염병들도 세월을 이기지 못했다. 소멸됐거나 치료제가 개발됐다. 코로나19는 2022년에도 악명을 떨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과거의 교훈처럼 인류는 반드시 코로나19를 이겨낼 것이다. 그 시점이 2022년이 되길 소망해 본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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