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 문화재는 전승을 통해 진정한 가치가 생깁니다.”
방영기 이무술집터다지는소리보존회 회장(63)의 무형 문화재 보호에 대한 가치관이다.
방 회장의 이력은 다양하다. 회계학 박사이면서 성남시의원과 경기도의원을 지냈다. 그리고 국악계에서는 명창 반열에 오른 소리꾼이다.
다양한 이력 중에서 애정을 쏟아 평생을 바친 것은 지역 문화재 발굴과 전승이다. 그는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토박이다. 1960년대 어렸을 적 등짐을 지고 성남지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풍습과 노래, 춤, 민속놀이를 보고, 경험했다. 하지만 계획도시 아래 지역성이 약해지고 문화가 점차 사라져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에 그는 성남지역의 다양한 민속놀이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 지역 문화재로 계승, 발전시켰다.
그의 노력으로 역사적 문화재가 많지 않은 성남시에서 보존 가치가 있는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와 ‘판교 쌍용 거 줄다리기’를 만들어냈다.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는 예전 이무술 지역인 현재의 분당구 이매동에서 전해 오는 집터를 다지며 부르는 노동요이자 민속놀이다. ‘쌍용 거 줄다리기’는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액운을 떨쳐 버리는 의미로 정월대보름 성남시 너더리(판교동)에서 행해졌던 민속놀이다. 그의 노력으로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는 지난 2017년 시 향토 문화재로 지정됐다.
그의 문화재 발굴과 전승 계획은 아직 미완으로 남았다. 방 회장은 “옛 성남은 돌마면, 대왕면, 낙생면, 중부면이 있었다. 각 면의 고유 향토 문화재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돌마면에는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 낙생면에는 쌍용 거 줄다리기가 있다, 아직 대왕면과 중부면이 남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있다. 지금까지 발굴해온 무형 문화재의 전승이다. 방 회장은 “문화재를 전승받는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뒤따른다. 이 때문에 전승받기 원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며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와 쌍용 거 줄다리기도 전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형 문화재는 사람에 초점이 맞춰진다. 무형 문화재는 사람이 아닌 노래나 춤, 기술 등 그 역사적 가치가 중점으로 후대에 이어져야 한다.
방영기 회장은 “무형 문화재 미 전승은 유형 문화재 손실과 똑같다”며 “성남지역 문화재 전승이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성남=진명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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