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신종 해외유입 감염병의 국경을 비워 둔 정부

송준호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인천지역 공공의료발전 정책협의체 위원
송준호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금세기 신종감염병이 반복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기후 온난화에 의한 열대 우림화, 산업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 재래식 생활 환경, 그럼에도 전 세계로 항공 네트워크가 연결된 변종 바이러스의 ‘핫 스팟(hotspot)’이 곳곳에 생겨났기 때문이다. 고도 성장과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재래식 생태 환경, 여기에 폭발적 유동 인구가 뒤섞여 된 아시아 대륙 중앙의 급성장 도시들이다. 이곳은 인천, 도쿄, 싱가포르, 뉴욕, 런던, 밀라노 같은 초대형 도시들과 반나절의 항공 편으로 거미줄 같이 연결된다. 이 경로로 새로운 전염병들은 주기적으로 유입될 것이다.

신종 감염병을 막는 이상적인 방법은 전 세계 핫 스팟에 대한 모니터와 생태 환경 개선, 신종 감염원 발생한 순간 전 지구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국가 간 방역 규약 설립이다. WHO는 믿음이 가지 않고 이런 것들을 국가 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따라서 우리는 발생시 유입을 막을 수 있는 자체 방어책을 보유해야 한다. 지금 코로나19의 전염력과 파급력에 비할 수는 없지만 2003년 사스 때는 발생 즉시 군 의료진 70명이 인천공항에 투입되어 무결점 차단했고 2015년 메르스 때는 인천시 보건당국과 공항공사, 공항검역소와 공조하여 접촉 항공사 직원들과 일반인들을 관리하여 추가 해외 유입을 막았다.

사실상 섬인 대한민국에 인천은 국제공항과 국제항이 있는 관문이자 거의 유일한 국경 도시이다. 매년 우리나라 인구 수에 맞먹는 5천만 명이 입국하고 있으며 도시 자체 인구만 300만이다. 모든 신종 감염병은 이곳을 지나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이곳은 지방 정부와 몇 개 안되는 사립대 병원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지켜왔다. 공항공사나 검역소도 결정적인 순간 사립대 병원의 손을 빌어 방역 문제를 해결해왔다. 보건이 국방 만큼 중요한 이 시대에 우리 나라의 보건 방역 국경을 민간인들이 지키고 있다.

이번에 감염병 전문병원 추가 공모가 있어 인천, 경기, 강원, 서울 4개 지역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폭증하는 환자로 의료 체계가 붕괴 직전이니 감염병 전문 병원을 충원하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새로운 감염병은 또 밀어닥칠 텐데 이에 대한 대비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당장 심각한 의료 부족 사태에 선정 기준을 환자 발생 수나 치료 실적에 두고 지역을 공평하게 경쟁시킨다는 취지는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국경과 후방을 경쟁 시킬 수는 없다. 이런 식으로 국경 도시를 비워 둬서는 안 된다.

이미 2018년과 2019년에 인천은 이 문제를 제기 했지만 토의도 이루어 지기 전에 코로나 19 팬데믹이 터졌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고 새로운 개발 도시가 만들어지는 한 이런 일은 반복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이제 새로운 적은 국경에서 봉쇄 되어야 하며,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에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을 반드시 설치하여 헤외유입 감염병 사전차단 및 선제대응을 위해 정부는 적극 나서야 된다.

하나 더 제안하자면, 정부는 차제에 국제 사회에 기후 협약이나 환경 협약과 같이 범지구적으로 감염병을 감시할 국제 협약이나 거버넌스를 만들 것을 주장해야 한다. 인천 송도는 신종 바이러스의 핫 스팟들과 수 시간 거리이고 이미 GCF와 같은 국제기구가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세계적인 바이오 인프라가 있는 곳이라 이런 거버넌스를 유치할 만한 최적의 도시이다. 유일하게 민간이 지키는 무방비 국경 도시라는 점은 빼고 말이다.

송준호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인천지역 공공의료발전 정책협의체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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