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네이밍(작명)의 중요성이 마케팅의 성공 요소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인천의 주요 기관 명칭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인천테크노파크’와 ‘인천경제통상진흥원’, ‘인천정보산업진흥원’ 등 3곳의 기관이 통합하면서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 이 이상한 명칭은 무려 3년 동안이나 쓰이다가 2019년 ‘인천테크노파크(인천TP)’로 바뀌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특히 ‘종합’이 들어가는 기관명도 다수가 있다. 지난 2016년 공모를 통해 확정된 ‘인천문화예술회관’은 원래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었다. ‘종합’ 하나 빼려고 공모를 했느냐는 지적도 많이 받았었다. 현재 대다수 시민들은 인천예술회관으로 부르고 있고, 인천도시철도(지하철) 1호선의 지하철역 명도 예술회관이다.
또 아직도 종합이 들어간 기관명으로는 ‘인천종합비즈니스센터’, ‘인천종합건설본부’가 있다. 이와 비슷하게 복합이라는 명칭을 붙인 ‘청라복합문화회관’도 있다. 이들 모두 종합이나, 복합이라는 단어를 빼도 의미전달에 전혀 이상이 없다.
또 다른 사례로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이 있다. 정식 명칭은 ‘인천광역시교육청학생교육문화회관’이다. 예술회관과 마찬가지로 실제로 이 명칭 그대로 부르는 사람은 없다. 교육도 하고 싶고 문화도 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으나, 차라리 ‘인천학생회관’이라고 하면 짧아서 부르기도 좋고 표기도 쉽지 않을까 싶다.
인천지역의 네이밍 우수사례로 작은도서관을 들 수 있다. 하늘나래작은도서관, 햇살둥지어린이도서관 등 이름만으로도 작고 귀여운 느낌을 주는 작은도서관이 무려 312개나 존재한다. 각자의 특성과 개성을 잘 나타내는 이러한 네이밍의 작은도서관들을 다른 기관들은 작명 시에 참고할 만하다. 또한 최근 미추홀참물의 새 이름으로 선정된 인천하늘수는 네이밍 선정과정에 눈길이 간다.
공모형식으로 이루어져 인천 수돗물 브랜드공모 심사위원회와 시민정책자문단의 심사를 거쳐 7개를 선정하고 온라인·현장 투표에서 3개로 압축했고, 시민시장 대토론회에서 ‘인천 하늘수’를 최종 선정했다. 누가 정한 것인지도 모를 정체불명의 기관명과 대비되는 정성이 보인다.
네이밍 자문을 위한 ‘브랜드 자문위원회’ 설치도 고려해 볼만하다. 그동안 가끔 전문가 자문을 구한 일도 있으나, 상설 자문기구를 두어 수시로 조언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조영홍 인천대학교 융합예술영재교육연구소 초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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