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PCR 검사 안된다구요?”, “어디로 줄을 서요?”…달라진 진단·검사 체계 첫날 현장 곳곳 혼란

3일 오후 수원시 한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이날부터 PCR 진단검사는 고위험군(우선검사필요군)에 집중하고 일반시민은 신속항원검사로 실시했다. 윤원규기자
3일 오후 수원시 한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이날부터 PCR 진단검사는 고위험군(우선검사필요군)에 집중하고 일반시민은 신속항원검사로 실시했다. 윤원규기자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급하게 시행만 한 꼴이네요”

새로운 코로나19 진단·검사체계가 도입된 첫날, 경인지역 의료기관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60세 이상 고령자와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만 선별검사소에서 바로 PCR(유전자증폭)검사를 받을 수 있다.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 시민의 경우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실시하고 양성 판정을 받으면 PCR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날 오전 10시께 의왕시보건소 선별진료소. 한 줄로 대기하던 선별진료소에 신속항원검사 줄과 PCR검사 줄이 생기면서 보건소 입구 밖까지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안내직원이 없어 어디서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일부 젊은층은 PCR검사 예외 대상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대기하다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PCR검사를 받으러 온 김영자씨(61·가명)는 “어디로 줄을 서야 할지 몰라 모르는 사람한테 일일이 줄이 맞는지 묻고 다녔다”며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최소한 안내직원 한 명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불만을 표했다.

검사·치료체계 전환이 이뤄진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동네 병·의원에서도 공간과 인력 부족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곤혹을 치렀다.

이날 낮 12시께 수원특례시의 한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는 80여명의 시민들이 줄을 선 채 2명씩 컨테이너로 된 진료실에 들어가 진료를 받고 검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기엔 턱 없이 모자란 공간에서 거리두기가 실종된 채 시민들은 자신의 대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안내를 도와주는 건 벽에 붙은 포스터 한 장뿐이었다.

인천지역 한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도 대부분의 병·의원이 규모가 작아 유증상자와 일반환자의 동선 분리가 불가능해 일반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새로운 검사 체계가 도입되면서 충분했던 공간과 인력, 신속항원검사 판독 장치 등이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체계에 대한 정부의 준비성이 부족해 이 같은 혼선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당국이 새로운 방역체계 적용에 대해 충분히 논의를 진행하고 시행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해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는 것”이라며 “매번 준비가 안된 상태로 시행되는 정부 정책에 회의감이 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발열·호흡기 증상자 등 코로나19 환자에 대해 진단·검사부터 치료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하는 호흡기전담클리닉과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은 경기도에는 105곳과 17곳, 인천시에는 33곳과 47곳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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