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버틸지 모르겠다”…공무원 쓰러지고, 행정은 마비
인천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수천명대를 기록하면서 지역 내 기초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체력적 한계와 스트레스 등으로 쓰러지고 있다. 게다가 보건소 뿐 아니라 일반직 공무원들까지 총동원해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반 행정업무도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15일 지역 내 기초단체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 7일 방역체계를 개편하고, 각 기초단체에 이에 따른 대응체계를 갖추도록 했다.
지역의 한 구는 코로나 상담반 10명을 구성해 각종 문의 등의 민원에 응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집중관리군(60세 이상, 5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을 제외한 일반관리군을 위해 50여명 규모의 재택치료 전담 팀도 꾸린 상태다. 60여명에 달하는 이들 인력은 각 부서에서 2~3명씩 차출해 구성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부서별 담당자들이 하던 행정업무는 차출 기간 멈춰설 수 밖에 없다.
또다른 구는 각 부서에 당일 발생한 확진자 명단을 넘기고, 이를 부서에서 6~9급 공무원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기초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5명이 병가를 내면서 6명의 보건소 인력으로 폭증하는 확진자의 기초역학조사를 모두 감당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져서다.
공무원 A씨는 “공무원들이 각자 담당하는 업무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 대응에 차출되면 해당 업무는 멈춘다고 보면 된다”며 “대민업무를 제외한 대부분의 행정 영역에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공무원 B씨는 “일반관리군 확진자가 아프다고 해도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자책감, 매일 밤 11시를 넘겨 퇴근하는데도 감당이 어려운 업무 스트레스로 동료들이 쓰러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대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정형섭 인천시 건강체육국장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지속해서 고충 관련 건의를 하고 있다”며 “관련 체계가 과도기인 만큼 군·구 보건소 등을 통해 고충을 들으면 계속 건의해 개선하겠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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