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이 삼단논법은 지금도 자명한 진리로 인용된다.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가 인간은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라고 규정하였지만 아무도 나의 죽음에 대해서는 믿으려 하지 않는다. 여정의 마지막, 이제 멈추라는 자연의 친절한 신호 등에게서 벗어나려고 노력해 보지만 여전히 헛되고 헛된 것이다. 그러나 거부할수록 죽음은 더욱 공포로 덮치게 되고, 삶의 마지막 순간 인간의 존엄성이 처절하게 무너져 버리게 된다.
셰익스피어는 타계한 지 400주년이 지났지만 그는 자기 삶과 죽음에 대해서 쓸데없이 호기심을 갖는 이들에게 묘비명을 통하여 “벗이여, 원하건대 여기 묻힌 것을 파지 말아다오. 이 묘비를 그대로 두는 자는 축복을 받고 나의 뼈를 옮기는 자는 저주 받을 지어다” 라고 하고 있다. 한편 아일랜드의 극작가 겸 소설가인 “조지 버나드 쇼”는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라고 하고 있다. 한편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요한복음 14장6절을 인용하여 그의 묘비를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전파자”라고 하고 있다. 스위스 마테호른(Matterhorn)의 초등자 에드워드 윔퍼(Edward Whymper)는 그의 도전적인 일생을 집약하여 저술가(Author) → 탐험가(Explorer) → 등반가(Mountaineer)로 묘비에 남겼다. 코미디언 김미화는 묘비에 “웃기고 자빠졌네” 라고 쓰겠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은 과거에 믿음의 선배들이 목숨 걸고 지켰던 현장예배 패턴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현장예배 대신에 인터넷 예배가 진행되었으며 믿는 자들의 축제인 부활절 예배마저도 인터넷 예배로 대체되었다. 성도들은 매일 급증하는 코로나 19 확진자와 사망자를 보면서 언제 코로나에 걸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게 되었다. 내가 죽으면 내 장례를 누가 치러 줄 것인가. 특히, 자녀들이 외국으로 이민 갔거나 홀로된 시니어 들은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그들은 사후의 장례절차를 돌봐주는 교회로 이적하고 있다고 한다.
아내와 함께 미국과 캐나다 서부를 여행할 당시에 캐나다 영자신문에 기사화된 앵무새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우리 안에 갇힌 앵무새가 스트레스를 받아 자신의 몸에 있는 깃털을 뽑아버렸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류는 “Corona19”라는 조그만 우리에 갇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로 인하여 우울중 환자와 자살자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죽음은 다루기 어려운 주제(tough topic)이다. 일반적으로 인생의 종말에 대하여 이야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번은 가야 할 여정이므로 달콤하고 행복한 죽음에 대하여 학습할 필요가 있다. 죽음을 극복하려면 죽음에 대하여 알고 많은 준비를 하여야 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 죽을 때가 다 되어서 준비를 시작하려면 너무 늦다. 젊었을 때부터 준비해야 한다. 딴전 피면 가장 손해 보는 것은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죽음의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보통 죽음과 나와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생각하기조차 싫어한다. 어떤 사람들은 은퇴 후에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낯선 곳을 여행하기 전에 공부하듯, 죽음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 여행 준비에 따라서 현재의 삶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음을 행복하게 맞이할 수 있을까? “고객님 오늘 밤 10시 출발하는 천국행 초고속열차가 대기 중입니다. 출발 1시간 전입니다. 탑승준비 되셨나요? 동반물품은 다 버리시고 몸만 속히 탑승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우리는 천국행 열차를 탈 준비를 항상 하여야 할 것이다. 죽음 이후 삶은 어떻게 되는가? 최근 이런저런 사유로 자연으로 돌아가 사는 “자연인”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날을 아름답게 설계하여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면서 달콤한 여정을 떠날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한현우 보건학 박사·전 이화여자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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