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진 자리에서
적막하게 쪼글쪼글 늙어간 노파
오랜 기다림 끝에 구석에서 나온 날
관절 아픈 무릎 세우고
은발 뿌리 뻗어 접시물 흠뻑 마시고
젊은 여인처럼 부풀은 몸
어느 새 실한 줄기에
노란 꽃술 품은 하얀꽃 피워낸다
기다리면 언젠가 버스는 온다.
나는 100년 가까이 기다렸다.
*카르멘 에레나를 소환한다
감자알처럼 쪼글해진 채
무릎에 동전 덕지덕지 붙이고
잔뜩 내렸던 고개 들어
회색빛을 초록빛으로 교환하고 있는
가 없는 하늘 저 쪽 올려다본다
황영이
충남 당진 출생.
<국보문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마을>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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