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렬 경기남부경찰청장 "대선후보 둘러싼 의혹, 원칙대로 간다"

대통령 선거 이후 후보들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예고했던 최승렬 경기남부경찰청장이 ‘원칙대로 수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승렬 청장은 14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제 지지부진하게 갈 수 없기 때문에 오늘부터 수사를 본격화하지 않을까 한다”며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남부청이 수사 중인 대선후보 관련 사건들은 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집중돼 있다. 이 후보가 직접 연결되는 대장동 및 백현동 개발사업과 분당경찰서가 보완수사 중인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족에 대해 제기된 의혹이다.

최승렬 청장은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및 수행비서 채용비리 의혹, 아들 동호씨의 성매매 및 불법도박 의혹 등에 대해 “수사 진행에 따라 관계자 조사는 이뤄져야 한다고 봐야 한다”며 이 후보 가족에 대한 소환조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두고 ‘불송치 결론이 유지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사에 따라 새로운 결론이 도출될 수도 있는 것이지, 무언가를 염두에 두고 수사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이 사건을 불송치 처분한 바 있다.

국민의힘 측에서 ‘이 후보 자택 옆집에 자리잡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합숙소가 선거사무소로 쓰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헌욱 GH 사장을 고발한 사건은 지난 3일 검찰에서 넘겨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아직 고발인 조사 단계도 가지 못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경기남부청은 윤석열 당선인 장모 최은순씨의 가족회사 ESI&D에 대한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 특혜 의혹도 수사 중이다. 지난해 12월 양평군청 압수수색 이후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인데, ESI&D를 상대로는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다.

최승렬 청장은 “(수사 완료 시점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하겠지만, 수사를 새로운 대통령 취임 전까지 끝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사건들은 최대한 마무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