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먼 길 걸어
소갈증으로 목마른 대지 위에
오랜 기다림의 임이 온 듯
반가운 봄비가 촉촉이 내린다
가물가물한 잠속에
자박자박 소곤소곤
귓속 간지러움
굳게 닫은 창문을 연다
삭정이처럼 퇴색한 기억들
동면으로 눈을 가린
안대를 열어주고
오그라든 어깨를 풀어주어
노화된 세포를 자극한다
공복에 스며드는 허기처럼
메마른 가슴을 적시고
유리창에 부딪치는 빗방울
알 수 없는 한줄기 낙서
창가를 맴돈다.
양길순
<한국문인>으로 등단. 시집
<자운영꽃 그리움>. 한국경
기시인협회 회원. <시인마을>
동인. 코리아 파이널 글로벌
미술대전 외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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