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발이 편안해야 멀리 갑니다

image
황용선 前 파주부시장

요즈음 ‘발이 편안해야 멀리 갑니다’, ‘발이 편안해야 성공합니다’라는 어느 신발회사의 광고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역시 먼 길을 가려면 발이 편해야 한다. 신발이 아무리 값 비싸고 좋아도 발에 편치 않으면 먼 길을 갈 수 없다.

천명(天命)에 의해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명(大命)을 받은 분이 결정됐다. 곧 각 분야에서 유능한 인재가 발탁돼 5월이면 새 정부가 구성 된다. 분야별 능력을 지닌 사람들은 자천타천으로 정부의 구성원이 될 것이다.

‘누가 누구를 어떻게 추천해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을 정하고 꾸려질까?’를 두고 국민 모두가 궁금해 한다. 그들에 의해 펼쳐지는 정책들이 자신의 삶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제발 대다수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멸사봉공의 인물, 적재적소에 합당한 진짜 인물로 새 정부가 구성돼서, 발전하는 나라를 만들어 줬으면 하는 것이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문제는 검증되고 공감되는 유능한 실력자를 누가 어떻게 추천하느냐 이고, 더 중요한 것은 공직 추천의 책임을 가진 사람의 사명의식이겠다.

거수거자(擧讐擧子)라는 고사(故事)가 있다. 중국 진(晉)나라의 대부 기해(祁奚)는 나랏일을 다룰 인재를 천거하는데 친소(親疏)를 구분하지 않아 사람들로부터 아첨한다거나 당파를 짓는다는 말을 듣지 않았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때로는 원수(怨讐)도 천거하고 때로는 자기 자식을 추천하기도 할 만큼 사람의 천거는 능력을 바탕으로 엄정히 했다고 한다.

인사가 만사라 듯, 친소보다는 능통(能通)의 바탕 위에서 바른 인재가 천거되고 선발되어 국정이 잘 돌아가기를 기대한다. 그런가 하면 시절이 새롭게 시작되거나 권력이 이동되는 과도기에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가 신시경종(愼始敬終)이다. ‘시작 할 때는 삼가야하고 긑 낼 때는 겸손해야 한다’ 는 의미다.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석학들은 늘 신시(愼始)의 성패는 인사에 달려 있다며 공정한 인사의 필요성을 짚어주고 있다.

모쪼록 적합한 인재 천거와 등용으로 새 정부 구성원들은,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면서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편히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가장 편한 신발을 만들어 고객이 멀리 걸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신발회사처럼, 혹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이 불편 했다면 어디가 불편했는지를 파악하면서, 국민들 발에 맞는 신발을 만들 줄 아는 인재들이 모인 새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행복의 길을 편히 걷고 성공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 인재를 찾아내어 등용해야 하는 것도, 분명히 천명의 범주에 들어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황용선 前 파주부시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