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시
얼음 풀린 길 가운데 작은 웅덩이에 머물러
열여섯 소녀처럼
꽃앙울 여드름 다닥다닥 단 채 들떠 있는
벗꽃가지 비춰 주는 거울이었다가
목 마른 까치에게 물 한 모금 나눠 주겠습니다
조그만 연못가
가느다란 버드나뭇가지 끝에서
물속 키작은 올챙이와 숨바꼭질 하다가
호젓한 호숫물에
물무늬 만들며 기웃거리는
봄 바람 손 잡고
새끼오리들 고무 줄 끌기 놀이 함께하겠습니다
송사리 놀고 있는 맑은 냇물 길 따라
마음 깊은 강물 어깨에 기대어
지난 이야기 두런 두런 나누며
조용조용 큰 바다로 흘러갈 것입니다
황영이
충남 당진 출생.
<국보문학>으로 등단,
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마을>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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