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남녀가 결혼하므로 탄생한다. 그들은 사랑으로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시키고 출가시키는데 언젠가는 부부 모두 세상을 떠난다. 부부가 결혼하면서 탄생했던 가정은 죽음으로 해체 된다. 인간의 생노병사가 진행되면서 가정의 탄생과 소멸이 반복되는 것이 조물주의 창조의 법칙인지도 모른다. 현재의 인류는 과거 세대의 희망이었다면 다음 세대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가정의 소중함을 고취시키기 위해 미국은 5월 둘째 주일을 어머니날로 6월 셋째 주일을 아버지날로 지킨다. 부모님이 살아 계시다면 빨간 카네이션을 드리고 세상을 떠나셨다면 흰 카네이션을 바친다. 자녀들은 어머니날에 선물을 드리거나 외식을 하고 가족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일본과 중국, 필리핀도 미국의 영향을 받아 어머니날은 5월 둘째 주일을, 아버지날은 6월 셋째 주일로 지키는데 일본은 어머니날에 카네이션을 아버지날에 장미꽃을 선물한다. 대만은 5월8일은 모친절로 8월8일은 부친절로 기념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매년 7월7일을 어버이날로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5월5일을 어린이날로 5월8일은 어버이날로 지키고 있는데 원래 아버지의 날이 따로 있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을 어버이날로 통합했고 둘이 하나 되라는 의미로 5월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했지만 매년 이혼율이 높아져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 5월15일은 스승을 공경하기 위한 사회적 풍토를 조성할 목적으로 스승의 날로 지키고 있으나 스승에게 간단한 선물조차 드리는 것도 금지됐다.
인간은 자녀들이 왕성하게 번성하고 본인들은 장수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과거 세대가 경험하지 못했던 풍요로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천국으로 떠나는 것이 소망일 것이다. 성경(에베소서6:2~3)에서는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고 권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신을 낳아준 부모님을 잘 공경하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2.1명으로 OECD 국가 중 9위이고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2천400명이며 사망자는 30만5천100명이다. 이대로 가면 세대가 단절되고 가정이 파산될 것이다.
뉴질랜드에서는 부부가 이혼할 경우 재산의 소유권은 부인에게 이전된다고 한다. 이것은 성차별 정책일 수 있으나 가정을 잘 지키라는 소명일 것이다.
1944년 UN총회에서는 가정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와 민간의 인식을 고취하고자 매년 5월15일을 ‘가정의 날’로 지키면서 건강한 가정문화를 보급하도록 했으나, 우리나라는 목적한 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부부의 탄생과 출산 장려를 위해 국가에서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출산을 두려워하는 신혼부부에게 직장과 아파트를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가정을 위한 부부교육, 자녀들의 양육과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면 새로운 가정이 탄생할 것이다.
한현우 보건학 박사·대한보건협회 경기중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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