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초절주의 대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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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시인·문학평론가

한반도가 직면한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대한민국은 두 가지 면에서 심하게 기울어져 왔음이 틀림없다.

첫째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란 점에서 자유와 폐쇄, 고립이란 역사적 아픔이다. 이것은 단 시간 내에 해결 할 수 없는 이념이 결부된 문제라고 해 둘 수 있겠다. 두 번째 문제는 진영논리를 낳게 한 지역적·문화적·역사적 논리가 생산해 낸 형이하학적 문제다. 이는 충분히 국민들의 순수 노력과 염원으로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순전히 정치적인 이념으로 묶여진 문제인 까닭에 국민들의 염원이 간절하면 간절할수록 그 해결의 조짐은 그렇게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처지에 놓여 있어서 부끄럽다.

이에 중심론 즉 초절주의를 권하고 싶다. 우리는 우리 문화에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이론이나 이념은 충분히 이식해야만 비로소 대한민국의 고질적이고 요소를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은 20세기 미국의 사상가로 초절주의를 주장한 바 있다. 이를 바꿔 말하면 중심론적 가치관을 지니고서 사상이나 삶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영논리에 빠져서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대적하여 적대적 관계를 형성하는 웃지 못 할 비판적, 비난 성향이 팽배해져 있는 대한민국의 문화적 분위기를 이 시간을 기점으로 회복할 엔진을 재가동해 보자고 제안을 하고 싶다.

이제 정치적 판단은 보류하고, 순수 인문학적, 건강한 영혼적 판단인 중심을 바라보는 사관을 통째로 이입시켜 바른 문화를 창출시키는데 국민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 6·1 지방선거로 온 동네가 떠들썩거리며 내적인 충만함이 없는 요란한 울림만 진동하는 정치판을 우리는 올곧은 사관과 민족적 대안을 제시하면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진영논리 혹은 불균형론자가 돼 건강한 조국의 나아갈 길을 막고 서는 일을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만 정치인이든, 사회적 질서를 깨뜨리는 폭력적 인물이든 국민과 국가를 두려워하면서 바른 사관을 소유하게 된다는 점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충재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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