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원부자재의 수입을 기반으로 가공공정을 통해 수출상품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무역흑자를 이끌어내는 대표적인 제조 산업 중심의 국가이다.
이러한 패턴은 경제성장 국가의 대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후 제조업 중심의 상품 수출에서 서비스 산업 부문 중심의 경제성장으로 전환되어가면서 국가의 경제성장 패턴은 변화하게 된다. 물론, 고도화된 제조업 기반 성장은 지속되고 경제성장의 커다란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쉽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러·우 전쟁은 세계 경제의 10년 성장을 뒷걸음치게 했다. 그 중 대표적인 위협 요인은 3대 에너지원이라 하는 원유·석탄·가스 가격과 곡물가의 급증이었다. 세계 주요국들의 무역수지는 악화됐고 회복되는 모습은 단기간에 보기 힘들 것이며, 일부 저개발국에서는 생존의 위기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타나고 있다.
3대 에너지원을 국외에 의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경우에도 무역수지의 악화는 동일한 상황이다. 2022년에도 전년도와 비슷한 수량 정도의 3대 에너지원을 수입하고 있지만, 수입가격의 급등은 대한민국으로서 대응하기 힘든 부분이다. 여기에 관세청의 6월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21년 6월 수입액 55억2천800만 달러에서 37억3천300만 달러 증가(67.53%)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국내 산업부문과 소비자들은 위협 받고 있다.
2022년 6월 관세청 수출입 동향 발표를 보면 수출 상품 중 반도체(1.9%)·석유제품(88.3%)·가전제품(2.0%) 등의 수출액은 2021년에 비해 증가했지만, 승용차(-23.5%)·자동차부품(-14.7%)·무선통신기기(-23.5%) 등의 수출액은 감소했다. 결국 2022년 1월1일~6월20일 기간 무역수지(무역적자)는 통관기준으로 2021년 동 기간에 비해 -154억6천9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무역수지 적자 기록은 역대 최대 수치인 것이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2022년 수출은 9.2% 증가한 7천39억 달러, 수입은 16.8% 증가한 7천185억 달러로 무역수지가 –14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러·우 전쟁 및 동서 간의 대립 상황 악화, 미·중 간 무역대립 지속 등을 고려한다면 대한민국의 무역수지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매매기준율로 13년 만에 1천300원대를 기록했고 현재는 1천280원~1천290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3대 에너지원, 원부자재, 각종 광물 관련 기업들은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수출업체들은 급격한 호황을 맞이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또한 원부자재의 수입 가격 급등과 함께 수입량 자체가 감소했으며 기존 수출해왔던 수출량을 생산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은 호황의 여건을 반감시키고 있다. 대한민국의 무역수지는 국외 변수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이전의 유사한 상황에서도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들은 고통 분담과 하나 된 모습으로 브이자형 반등을 만들어낸 국가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