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새벽부터 서울行 ‘만석’ 무정차 일쑤... 지옥의 출근길

고유가에 이용객 폭증… 정부, 대책 내놨지만 시행 일정 미지수
국토부 “지자체·업체 등과 지속 협의… 빠른 시일 내 확정”

19일 오전 홈플러스서수원점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노소연기자

‘입석 대란’ 도내 광역버스정류장 가보니…

“평소보다 40분이나 빨리 나왔는데도 버스 두 대를 눈앞에서 보냈습니다. 이미 지각은 확정입니다”

유가 상승으로 버스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광역버스 증편 대책을 내놨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출근 지옥’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오전 6시께 수원특례시 권선구의 홈플러스서수원점 정류장. 이 정류장은 강남역으로 향하는 M5443 버스를 탈 수 있는 곳. 시민 10여명은 첫 번째 차에 승객이 꽉 찬 상태로 버스가 도착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20분이 흘러 또다시 만석 버스가 지나갔고, 이들은 볼멘소리를 내며 시내버스와 택시로 발걸음을 돌렸다. 김형배씨(32)는 “정부에서 증편한다고 하는데 대체 언제 되는 것이냐”며 짜증을 표출했다.

같은 시각 용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 명지대에서 강남역으로 향하는 5001번 버스 등 광역버스 5대는 용인특례시청 정류장부터 만차가 됐고, 이후 모든 정류장을 서지 않은 채 통과했다. 특히 기흥역 정류장에선 버스 기사들이 손으로 ‘X’자를 그리자, 시민 20여명의 분노가 폭발했다. 일부 시민은 이 정류장에 안내를 위해 나온 시 관계자와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일일 평균 약 28만명대였던 도내 광역버스 승객은 유가 상승과 맞물려 지난달엔 48만명으로 집계돼 약 72% 상승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광역버스 증편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의 경우 출퇴근 시간 42개 광역노선의 운행 횟수를 221회 확대한다. 특히 광역버스 수요가 높은 수원·용인특례시는 각각 5개 노선 98회, 11개 노선 192회로 확대 편성될 방침이다.

그러나 해당 정책은 오는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시민 불편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수원 지역의 경우 5개 노선 중 M5107 노선을 제외하면 아직 증편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 또 이번 주 내로 증편이 확정되는 용인 지역을 제외하면 도내 다른 지역 광역버스는 예산 등이 고려돼야 해 증편 일정은 미지수인 상황.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버스는 공공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적극적인 재정 투자를 해 증차를 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콜택시처럼 승객들의 예약을 모아 운행되는 ‘수요 응답형 교통체계’ 등의 준비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업체별로 지역별로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노선 확대에 관한 구체적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다”면서도 “지자체, 버스 업체 등과의 지속적 협의를 통해 최대한 빨리 증편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노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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