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관공서 밑이 어둡다’…수원 황구지천 불법 쓰레기투기 여전

수원특례시 권선구 황구지천 인근 원호매교 아래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 더미가 몇 달째 방치돼 있다. 박병규기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수달의 서식지로 알려진 수원특례시 황구지천 인근에 각종 쓰레기 더미가 수개월째 버려져 있음에도 투기 장소 인근 거리에 위치한 권선구는 현황 파악조차 못 해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오전 11시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황구지천 인근인 원호매교 밑에는 각종 생활쓰레기 및 비료 포대 등이 방치돼 있었다.

5㎏ 운동용 아령과 음료수 캔, 종이 박스, 대형 비닐봉지 등이 잡초 사이 사이에 가득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가축분퇴비 봉투 20여장이 장마 후 질퍽해진 땅의 진흙과 마구잡이로 섞여 있었고, 플라스틱판 15개가 이곳저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여기에 건설물 포댓자루에는 각종 흙과 자갈 등이 일반 쓰레기와 뒤섞여 있는 상태였다.

수원특례시 권선구 황구지천 인근 원호매교 아래 구석진 곳에 안전 헬멧을 비롯해 각종 배관 등이 건설물 포댓자루에 버려져 있다. 박병규기자

뿐만 아니라 해당 장소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는 안전모를 비롯해 스티로폼과 인근 하천에서 공업용수를 퍼 올린 후 못쓰게 된 배관 10여개가 대형 포대자루에 담긴 채 버려져 있었다.

인근 주민 김동철씨(51·가명)는 “평소 자전거를 타며 원호매교 주변을 수시로 지나가는데 석 달 전부터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며 “시큼한 악취에 머리가 지끈지끈할 정도인 데도 행정기관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관할구청인 권선구는 경기일보 취재 이전까지 해당 사안을 알지 못했다. 특히 황구지천은 불법 경작(경기일보 7월7일자 1면)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데다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로 몸살이 앓는 곳이기에 권선구가 안일한 행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더욱이 권선구는 최근 3년 동안 단속의 어려움을 이유로 단 한 건의 위법 행위를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황구지천에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수달이 사는 상황에서 쓰레기 방치는 하천과 토양을 오염시켜 결국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며 “이를 내버려둘 경우 시민들이 쓰레기를 버려도 되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등 부정적인 효과가 커지는 만큼 행정기관이 버려진 쓰레기를 주기적으로 수거하는 등 환경을 보호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선구 관계자는 “불특정 투기자의 경우 현실적으로 잡을 방법이 없다”면서도 “주기적인 정화 활동을 통해 주변을 자주 살피고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박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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