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사랑鐵’ 신바람 질주
의정부 경전철이 지난 7월1일로 개통된 지 10년을 맞았다. 사고 철 오명, 사업시행자 파산, 운행 중단을 막기 위한 긴급운영, 해지 시 지급금 소송, 새로운 사업자 선정, 코로나19 속 승객급감 등 우여곡절 속에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시성의 안전하고 빠른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개통 초기 1일 1만2천명에 불과하던 이용객은 지난 2018년 4만명대를 넘어서고 지난해 5월22일자로 누적승객 1억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5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정도로 급감했던 이용객은 빠르게 회복돼 지난 5, 6월 4만명대를 넘어섰다. 경전철 역사를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체계 강화 등 대책과 함께 탑석역의 7호선 환승역이 개통되면 이용객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수혜지역서 소외된 민락, 녹양, 가능동 등 지선 설치와 순환선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의정부 경전철 10년은 시민의 생활, 문화는 물론 지역상권 등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역세권 중심의 노후지역 개발 등 개발 촉매제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선 8기 들어선 김동근 시장이 내세운 ’걷고싶은 도시’의 중심교통수단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 경전철 수혜지역 상권... 먹거리촌으로 ‘핫 플레이스’
의정로 부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A씨는 퇴근 뒤 만남을 경전철 동오역이나 회룡역 출구로 한다. 퇴근시간대인데도 의정부 시청역에서 경전철을 이용하면 5분이면 갈 수 있고 동오, 회룡역 주변은 찻집, 음식점, 주점 등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 경전철역사는 지난해 11월 개통한 차량기지 임시승강장을 제외하고 모두 15개다. 이 중 금오동 홈플러스 앞 (북부청사 역) 행복로, 제일시장(중앙역) 신세계 백화점, 의정부 지하도상가, 신시가지 (의정부역) 회룡역 앞 상권(회룡역), 동오마을 (동오역)등은 경전철개통 이전부터 있는 상권이다. 경전철역에서 도보로 5분이내 인 이들 상가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뜨고 있다.
대표 지역이 동오역과 회룡역 일대다. 동오마을은 경전철이 생기기 전만 해도 불과 20~30여개 점포에 불과했다. 경전철 개통 이후 제방 옆까지 음식점이 생기고 점포가 70~80개로 크게 늘었다. 이젠 의정부의 대표 먹거리 골목이 됐다.
경전철 15개 역의 중심역인데다 역 인근 5천여가구가 배후에 있어 사람들이 몰려든다. 회룡역은 1호선 의정부구간 4개 역 중에서도 이용객이 많지만 환승역이 되면서 주변이 각광을 받고 있다.
김광회 의정부시 상권활성화재단 대표는 “경전철 역 상권마다 특색있는 볼거리, 먹거리 등을 개발하고 관광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찾아 보다 활성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의정부 ‘관광전도사’된 경전철... 달리는 소풍열차
경전철은 고산동 차량기지 임시승강장을 출발해 장암동 발곡역까지 11.461km다.
부용천을 따라 북부청사 앞, 시외버스터미널, 중랑천 합류지점을 거쳐 구시가지인 부대찌개 거리, 의정부경찰서 앞, 옛 캠프 라과디아, 의정부시청, 신시가지, 신세계민자역사 앞 ,신흥로를 따라 백석천을 지나 환승역인 회룡역, 종착역인 발곡역에 이른다. 의정부 구, 신도심을 말굽자 형태로 오간다. 높이 16m 교각 위를 달리는 의정부 경전철에 앉아 탑석에서 발곡까지 의정부시의 속살을 환히 볼 수 있다.
한 시민은 “경전철을 타면 멀리 도봉산, 수락산도 한 눈에 들어오고 눈높이서 도심 빌딩 숲도 구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역은 주변은 부대찌개거리, 로데오거리, 제일시장,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지하상가와 연결돼 관광 선호도가 높다. 신시가지와 신세계 민자역사와 인접한 경전철 의정부역도 마찬가지다. 의정부시 자매도시 방문단이 의정부시를 찾을 때는 경전철 투어가 빠지지 않는다. 의정부시티투어 프로그램에도 포함돼 있다.
요즘 특별운행하고 있는 의정부 소풍열차도 관광 홍보대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블랙 뮤직페스티벌 등 의정부 문화적 특징을 담은 사진 등으로 열차내외부가 꾸며졌다.
김진수 의정부시 문화관광과장은 “친환경교통수단인 경전철을 중랑천,도봉산 등 천혜적 환경과 연계시킨 웰니스관광자원화해 의정부시가 살기 좋은 친환경도시임을 부각시키겠다”고 강조했다.
■ ‘내집 앞을 걷고 싶은 도시’ 중심 교통축 부상
신곡동 A 아파트에 사는 B씨는 매일 15분 정도 걸어서 경전철 동오역으로 와 경전철을 타고 출근한다. 차량으로 출근할 때보다 5분 정도 덜 걸리고 교통정체나 운전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신, 구도심을 지나는 15개 경전철 역사를 통하면 민락, 녹양, 가능동을 제외한 의정부 전지역이 도보거리다. 경전철이 ‘걷고 싶은 도시’의 중심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상당수 경전철역은 부용천, 중랑천변에 있다. 또 시청역은 백석천, 회룡역은 회룡천과 통한다. 자연스럽게 천변 산책로와 자전거 길과 연결되고 모두 이어진다. 또 천변 산책로 대부분은 의정부 둘레길인 소풍길 대·소구간이다. 의정부시청역에 내리면 생태하천인 백석천을 걸을 수 있고 시청 뒤편은 의정부 소풍길, 북한산 둘레길이다.
광명에 산다는 북한산 둘레길 모임 한 회원은 “북한산 둘레길 산너머길 구간을 갈 때면 서울서 1호선을 타고 와 경전철로 환승해 의정부시청역까지 온다”며 “경전철이 있어 편리하게 오간다”고 말했다. 경전철을 내 집 앞을 걷고 싶은 도시 교통 중심축으로 만들려면 대중교통의 접근성을 보다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취임식에서 “경전철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대중교통이 우선하는 도시에서 15개 역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경전철 역 중심으로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자전거, 모빌리티 이용 등 접근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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