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골치 아픈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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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골치 아프네.’

얼마 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친구가 푸념 아닌 푸념을 한 적이 있다. 실제로 아픈 것은 아니었으나, 일이 성가시거나 어렵다는 의미로 쓴 것이었다.

골치는 머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골치가 아프다는 것은 성가신 일이 실제로 두통을 일으킬 정도로 난해하거나, 두통처럼 죽을 만큼의 통증은 아니지만 신경쓰인다는 의미의 관용구일 것이다.

실제 두통도 이와 비슷하다. 두통은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은 무조건 겪었을 만큼 흔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꼴이다. 또 10명 중 4명은 두통이 있을 때 자가진단을 하고 진통제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두통과 관련된 연구와 통계는 재미있는 결과가 많다. 예를 들면 편두통으로 결근이나 결석을 하는 비율이 과거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밖에 두통을 느끼는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9.2%가 ‘월요일’에 가장 많은 두통을 느낀다고 답하기도 했다.

두통은 크게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구분한다. 일차성 두통은 우리가 생각하는 두통으로 두통 자체(원발성)가 질환인 경우이며 이차성 두통은 뇌경색, 뇌출혈 등의 질환이 원인이 돼 발병하는 경우를 말한다.

두통의 90%가 일차성 두통인만큼 이번 칼럼에서는 일차성 두통 위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일차성 두통은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이 많다.

긴장성 두통은 근육이 긴장해 나타나는 두통이다. 우리의 몸은 어깨, 등, 머리를 감싸고 있는 근육이 연결돼 있다. 잘못된 자세, 과도한 신체 활동 등으로 근육이 긴장하면 머리를 감싸고 있는 근육이 같이 긴장해 조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에 반해 ‘편두통’은 한쪽 머리가 아픈 증상을 말한다. 4시간에서 72시간 지속되는 경우가 5회 이상이거나 욱신거리는 느낌이 있을 때, 한쪽이 아플 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아플 때 중 2가지 이상에 해당될 때 편두통으로 진단한다. 또 구토가 유발되거나 밝거나 시끄러운 장소에서 발현되는 특징이 있다.

두통 치료는 사실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두통을 관리한다고 생각하면 좋다. 긴장성과 편두통 모두 생활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효과가 없다면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두통을 즉시 낫게 하는 약은 없다.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두통 예방을 위해서는 △6시간 간격으로 세 끼 챙겨 먹기 △7시간의 충분한 수면 △8초간 목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6·7·8 규칙을 기억하면 좋다.

골치 아픈 많은 사람들이 두통으로부터 해방되길 바란다.

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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