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경제학의 한 분야 중 휴리스틱(heuristic)이라는 용어가 있다. ‘찾아내다’ ‘발견하다’는 뜻의 그리스 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주먹구구식 셈법이나 직관적 판단, 경험과 상식에 바탕을 둔 단순하고 즉흥적인 추론을 뜻한다. 주관적 상식과 오해, 편견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부동산 시장에도 휴리스틱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먼저 '대표성 오류'가 있다. 어떤 집단이나 지역을 개별적인 성향 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모호한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오류이다. "특정지역에 편향 되어 투자 등의 의사결정을 한다. 개별 필지의 좋고 나쁨은 고려대상이 아니며 단순히 어느 지역에 투자했다"이다. “난 서울에 투자했다”식이다. 서울에도 선호지역과 비선호지역이 있을 수 있다. 지역에 묻어가는 식의 투자패턴은 세월을 낚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앵커링(배의 닻)는 배의 닻처럼 사람의 마음속에 닻을 중심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거의 답습이 이에 해당된다. 과거에 성공한 투자패턴의 유지, 익숙한 지역의 선호 등이 그 예이다.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그에 대한 대처나 행동이 필요한데 예전의 성공한 방식 그대로 고집하는 경우이다.
'소수의 법칙'은 특별한 경험이나 현상만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이다.
부동산시장의 경우 특정한 지역의 기사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얻을 시에 긍정적인 기사, 부정적인 기사 자체를 아무런 의문이나 비판 없이 전체의 사실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어느 지역의 몇 안되는 부동산 거래만으로 지역 전체의 거래 활성화로 생각할 수 도 있다. 실제로는 가족간의 증여, 채무의 변제 등의 특수한 거래일 수도 있는데, 그러한 검증없이 소수의 현상만으로 전체를 판단 할 수 있다.
'확신의 덫'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찾고 그 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는 현상만을 수집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되는 정보나 의견에 대해서는 오히려 확률적으로 낮은, 무시해도 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개별 부동산에 대해 긍적적인 면만 확신하여 매수하고, 보유하는 경향이 강하며 그러한 확신은 본인을 제외한 모든 주변사람과 환경으로부터 공격받을 때까지 유지된다.
'현상유지 편향'은 일반적으로 사람은 자신의 소유물에 애정과 애착을 가지며 편안해 한다. 내가 사는 지역, 내 소유의 부동산은 이런 저런 합리화를 하여 다소의 불편함 이나 의구심에도 유지하는 경향을 가진다. 현상유지 편향과 별도로 손실회피 경향은 매도 매수시의 거래 절벽을 야기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부동산시장의 휴리스틱을 극복하지 않고는 편향되거나 비 객관화된 투자를 가져오기 쉽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로 지칭되는 이들의 휴리스틱화된 의견이나 주변사람의 감상을 제거하여야 한다.
검증된 데이터의 활용과 꾸준한 관련 지식 무장이 좋은 부동산 시장분석 도구가 됨을 인식하여야 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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