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시흥·안양 도로 위 축산車 분뇨 ‘줄줄’… 주민 ‘악취’ 고통

전국 축사서 실려 온 소·돼지 계류·도축장 이동
“국민신문고 등 수차례 민원에도 해결 안 돼” 분통
시흥·안양시 “단속 법적 근거 없어… 계도활동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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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논곡동 계류장에서 출발한 축산 차량이 가축을 싣고 안양 만안구 박달동 도축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도로에 흘린 가축분뇨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박달로에 ‘가축분뇨 누출방지에 협조해달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박용규기자

시흥 논곡동 계류장에서 가축을 싣고 출발한 차량이 안양 만안구 박달동 도축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도로(박달로)에 흘린 분뇨로 주민들이 악취를 호소하고 있다.

31일 안양시와 시흥시 등에 따르면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도축장은 지난 1972년 문을 열었다. 하루 최대 도축량은 소 400마리, 돼지 400마리 등으로 동시에 진입 가능한 축산 차량은 2대다.

축산 차량에는 보통 소·돼지 8마리를 싣을 수 있는데, 도축장에서 한번에 도축할 수 있는 가축은 16마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16마리 도축이 끝날 때까지 나머지 축산 차량들은 박달동 도축장에서 4㎞ 정도 떨어진 시흥 논곡동 계류장에서 대기해야 한다. 해당 계류장에는 전국 각지 축사에서 실려 온 소·돼지 등이 모여든다.

이런 가운데, 가축을 싣은 축산 차량들이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도축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분뇨가 박달로 곳곳에 떨어지는 양이 상당해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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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논곡동 계류장에서 출발한 축산 차량이 가축을 싣고 안양 만안구 박달동 도축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도로에 흘린 가축분뇨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박달동 도축장 일대. 박용규기자

박달동 주민 A씨는 “시흥시와 안양시 등에 수시로 민원을 넣었는데 해결되는 건 없다”며 “이마저도 모자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올리는데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도축장 인근에서 화원을 운영하는 B씨(63)도 “축산 차량이 도축장으로 드나드는 과정에서 분뇨를 도로에 흘려 악취가 상당하다”며 “특히 더운 날에는 냄새가 더 심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고통에도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현행법상 가축 분뇨와 관련해 단속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시흥시는 박달로 곳곳에 가축분뇨 누출방지에 협조해달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시흥시 관계자는 “현행법상 도로에 분뇨 유출과 관련해 법적으로 단속할 근거가 없다. 축산 차량 이동과정에서 분뇨를 흘리지 않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안양시 관계자도 “민원인으로부터 국민신문고 내용을 전달받았다. 해당 도축장에 축산 차량 이동 시 분뇨를 흘리지 않도록 요청했다. 지속적으로 계도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흥·안양=김형수·박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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