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 반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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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명절은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터닝포인트 역할을 하곤 한다. 계약이나 이사를 명절 이후로 미루려는 경향이 영향이 있고, 명절에 가족, 친지, 친구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동산으로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여론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멈추지 않고 오르던 집값이 2021년 추석이 지나면서 꺾여버린 후 집값 흐름은 계속 내리막이다. 유동성 파티의 후유증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본격화되면서 금리인상 속도가 가팔라지자 집값 상승의 기대감은 꺾였고 이제서야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몰려들면서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강남, 용산 집값도 꺾였고, 매매수급지수, 매매거래, 미분양 등 모든 집값 통계가 하락을 가리키고 있다.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인 악성 미분양도 슬금슬금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자 수도 2012년보다 낮아졌다. 한마디로 실수요자들도 집을 살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추석이 중요하다.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 흐름이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본격 침체진입 가능성이 높다.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추석 이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이 집값 하락의 트리거(Trigger)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다. 집값 흐름과 거래를 결정하는 것은 시장 수요자들의 기대수익이다.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은 기대감이 있으면 집을 팔려는 매도인들은 가격을 올리거나 매물을 회수하는 반면, 집을 사려는 매수인들은 마음이 급해지면서 서둘러 거래를 하게 된다.

반대로 집값이 더 이상 오르기 힘들 것 같고, 오르더라도 세금과 대출이자를 내면 별로 남는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매수인들은 굳이 지금 사야 하나 조금 더 기다려보자 관망으로 돌아선다. 8년 동안 집값은 2배에서 최대 3배 정도 올랐다. 이렇게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집값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유동성 축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으로 돌아왔고 급격한 금리 인상, 기대심리 냉각, 투자 심리 위축의 도미노가 된 것이다.

금리 인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다시 저금리로 갈 가능성은 당분간 없다고 봐야 한다. 혹시라도 금리 인상이 멈추면 일시적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을 씻어줄 큰 폭의 가격 정과 서울 규제지역 해제 등 적극적인 거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정책이 없는 한 부동산 거래 정상화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거래 증가의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 다시 집값이 들썩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급격한 거래 동결과 집값 하락은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역 전세로 인한 깡통전세, 소비 감소, 건설 및 내수경기 위축, 세수 감소 등 엄청난 경제적 재앙을 불러오게 된다.

거래가 없다시피 하는 거래 동결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비 정상 상황으로 주택 매도가 필요한 사람들은 팔고, 주택 구입이 필요한 사람들은 사는 것이 주택시장 정상화의 첫 단추이다.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이 빨리 제거되도록 정부와 한국은행은 명확하면서 일관성 있는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으며, 생애 최초나 장기 무주택자가 금리 부담을 느끼지 않고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저리 대출 상품, 취득세 감면 등 제도적 지원도 해줘야 한다. 또한 다주택자가 시세보다 낮게 팔면, 싸게 파는 금액만큼 양도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면 매도자는 가격을 내려서 쉽게 팔 수 있고, 매수자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집을 사면서 거래는 늘어나고 주택시장 정상화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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