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디지털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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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얼마 전 미국에서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가 내년부터 판매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상상의 현실화’는 비단 어느 한 산업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모든 것을 가깝게 만들었고, 이는 필자와 관련 있는 건강 분야에서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헬스케어다. 디지털헬스케어는 의료기술에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해 개인 맞춤형 질병 예방 의료서비스 또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많이 언급되고 있으며, 현재 그 발전속도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러한 개념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 왔다. 당시만 해도 ‘U-헬스케어(유비쿼터스 헬스케어, Ubiquitious Health Care)’라는 이름으로, 시공간의 제한 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디지털헬스케어는 조금 더 확장된 개념으로 건강관리뿐 아니라 원격진료, 치료제, 의학교육, 가상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거나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

원격진료는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때 제한적으로 시행됐다. 해당 분야 종사자로서 우려되는 부분도 많으나, 원격진료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음으로 디지털치료제다. 디지털치료제는 디지털 환경을 이용해 질병을 관리 또는 치료하는 개념으로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가령 가상현실(VR)을 이용해 트라우마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ADHD)을 극복하거나, 재활운동이 필요한 사람이 디지털 환경을 통해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의학교육이나 질병 예방 등 디지털 환경은 건강을 위해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의 급속한 발달로 야기되는 문제점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정보격차다. 사실 의료서비스의 주된 소비층은 고령의 어르신들이다. 어르신들의 디지털에 대한 접근성은 떨어질 것이고, 급속한 디지털로의 변화는 이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디지털로 발생되는 건강 문제다. 예를 들면 최근 2년간 팬데믹으로 인한 배달앱 사용의 증가는 많은 아이들을 비만으로 이끌었다. 이 밖에도 민감한 의료정보(개인정보)의 보안도 풀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디지털은 우리의 삶의 질을 윤택하게 바꿔 놓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다만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적절한 중용을 지킨다면, 디지털 환경은 우리의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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